– 용적률·임대주택·정비계획 놓고 갈등 지속되면 수백억 손실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대치동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한보미도맨션1·2차(이하 대치미도)가 본격적인 조합 설립 절차에 돌입한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소유주 간 이해관계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갈등 봉합 여부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치미도는 내년 1월 ‘조합설립추진위원장’ 선출을 통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한유진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 문길남 신세계건설 전 부사장, 이석주 전 서울시의원 등 총 3명이 후보로 등록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련하는 핵심 단계로, 추진위원장·추진위원 구성, 정관 마련, 정비·설계업체 선정 등 사업 전반의 기틀을 잡게 된다.
1983년 준공된 대치미도는 14층 21개 동, 총 243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3호선 대치역·학여울역을 아우르는 더블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지난 7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최고 49층, 3914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하는 재건축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추진주체 내부의 갈등은 여전히 잠재적 리스크다. 한유진 후보는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을 이끈 현 추진준비위원장으로, 사업성과 행정 절차에서 성과를 강조한다. 반면 문길남 후보는 ‘대치미도재건축협의회’, 이석주 후보는 ‘미도통합재건축연합회’를 각각 꾸려 독자 노선을 걷고 있어, 추진준비위와 대립 구도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정비업계는 이러한 갈등이 조합 설립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합장 해임만으로도 통상 6개월에서 1년의 지연이 발생한다. 이 기간 발생하는 금융비용만 수백억 원에 달한다”며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면 전체 사업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정비계획을 둘러싼 의견 충돌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추진준비위는 “서울시 정책 방향에 맞춰 속도감 있는 구역 지정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는 반면, 미재협 등 일부 소유주들은 “서울시 요구 사항을 과도하게 수용했다”며 반발한다.
전문가들은 정치적·도시계획적 맥락을 무시한 과도한 요구가 결국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층수·용적률 문제로만 10년 넘게 지연됐고, GTX 관통 여부와 조합장 출마 자격까지 내부 갈등이 겹치며 ‘지연의 상징’이 됐다”며 “용적률 상향은 원하면서 임대주택은 최소화하겠다는 식이라면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은 진행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치미도는 입지·규모·정책 타이밍까지 삼박자가 맞는 드문 사업지인 만큼, 지금 갈등을 적정 선에서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소유주 자신들”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사업의 장기비전을 중심으로 의견을 조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