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 인가로 최대 36조 운용 재원 확보 가능
활발한 운용 전략으로 타 증권사와의 격차 확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발행어음 시장이 '2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현재로서는 한국투자증권의 독주 흐름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MA(종합투자계좌) 사업자 지위까지 확보하며 자금 조달·운용의 폭을 넓힌 데다,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한 재원 활용까지 본격화되면서 타 증권사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투, 발행어음 잔액 19조 임박...실적 개선 기여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8조7010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KB증권(11조3812억원), 미래에셋증권(약 10조3106억원), NH투자증권(약 7조8801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하며 사실상 '1강'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운용 성과 역시 실적으로 확인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2% 증가한 1조983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분기 기준으로는 2조원에 근접했다. 증권업계 최초 '2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도 있지만,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한 투자 운용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IMA 인가로 운용 재원 최대 36조까지...독주 가능성↑
향후 성장 여력도 크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자기자본의 최대 3배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3분기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약 12조원으로, 새 한도를 적용하면 최대 36조원까지 운용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발행어음과 IMA를 병행하는 구조를 통해 자금 운용 폭을 넓힌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타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운용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독주'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자금을 회사채뿐 아니라 주가수익스와프(PRS), 사모펀드(PEF) 등으로 폭넓게 운용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롯데케미칼, 두산, LG화학 등 대기업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한 PRS 집행 규모가 크게 늘어난 점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자산이 모두 발행어음 계정으로 운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산 운용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8일 IMA 1호 상품인 '한국투자 IMA S1'를 출시했으며, 출시 첫날에만 모집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며 흥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약정 금리를 만기 시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금융상품으로, 단순히 판매 규모를 늘리는 데서 끝나는 상품이 아니다"며 "실질적인 운용 역량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서 지난 8년간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해왔고, 현재 약 19조원 규모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IMA 상품 출시와 관련해서는 "단기 자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발행어음을, 중장기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IMA를 제공하는 상호보완적 구조를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타 증권사, 유동성·리스크 관리 방점...격차 8조 이상
반면 타 증권사들은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조달 잔액 기준으로 8조원 이상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안정성 및 유동성 위주의 운용 전략만으로 단기간에 한국투자증권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업계 최초 IMA 사업자로, 이론상 자기자본의 최대 3배 수준(약 30조)까지 자금까지 조달이 가능하지만, 채권 등 환금성이 높은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발행어음 잔액 격차는 오히려 벌어진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원천이 고객이라는 점에 입각해, 고객의 만기/중도 상환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용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라며 "목표치 부분도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회사채 등 운용대상 및 의무비율에 맞춘 운용을 이어가고 있으며, KB증권은 단기 채권 비중을 높여 발행어음 만기 구조에 맞춘 유동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발행어음 운용 및 관련 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검토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어음 시장에 새롭게 합류한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초기에는 유동성 중심, 중장기적으로는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성을 공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은 이달 말 약 3000억원 수준의 발행어음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2~3조원 규모(자기자본의 50대%)를 목표로 비교적 완만한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역시 내년 1분기 내 상품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며, 구체적인 조달 목표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발행어음을 신성장 자금원으로 활용해 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