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상한선 폐지 이후 보상 격차·인력 이동 논란 확산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4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내 성과급을 둘러싼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반 성과급 산정 구조의 불투명성이 보상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이후 양사 간 보상 구조 비교가 본격화하며 삼성전자 내부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16일 삼성전자 DS 부문에 정통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삼성 내부에서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과 개인에게 돌아오는 보상 간 괴리가 크다는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메모리 공정을 수행하는데도 SK하이닉스와 보상이 크게 갈린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전반적인 사기가 떨어져 있다”며 “특히 하이닉스는 지난해 성과급 상한 제도를 없앴는데 삼성은 상한이 그대로라는 점에서 가장 크게 비교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측이 투자 확대와 미래 재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건 이해하지만, 임직원들은 성과급 재원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고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 제기되는 성과급 논란의 핵심은 OPI(초과이익성과급) 산정 구조와 이를 결정짓는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방식이다. OPI는 사업부 실적이 연초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 이익의 20% 범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다.
다만 OPI 지급 규모를 결정하는 성과급 재원은 EVA 방식을 적용해 계산된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설비 투자에 따른 자본비용을 차감한 뒤 남는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더라도 투자 규모가 커 자본비용이 높을 경우 성과급 재원이 제한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EVA 산정에 사용되는 목표치와 자본비용 규모가 외부는 물론 내부에도 구체적으로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부에서는 ‘깜깜이 산정’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올해 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4분기 역대급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성과급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성과급 구조 자체가 비교적 단순하고 기준이 공개돼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다”며 “연간 실적 발표 이후 영업이익이 확정되면 곧바로 지급 규모가 산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기본급 1000% 상한이 있었지만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로 해당 조건이 사라졌다”며 “이후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이후 삼성전자 내부 불만 정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한이 사라지면서 실적이 곧바로 성과급 총액 확대로 이어지며 양사 간 체감 보상 격차가 급격히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상 격차 인식은 실제 인력 이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삼성 내부 관계자는 “삼성에 남아 있으면 성과급이 수천만 원 수준에 그치지만, SK하이닉스로 옮기면 수억 원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이탈하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성과급 격차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해석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복수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부 자료에서는 여러 해의 성과급을 합산하거나 극단적인 실적 가정을 전제로 수치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 지급 규모는 연간 실적과 재원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급 상한 폐지 이후에도 업황 변동성과 실적 사이클에 따라 지급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며 “양사 보상 체계를 단편적으로 비교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