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역대 최대’ 법정행...산정 기준·재량 범위가 관건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SK텔레콤은 19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과징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르는 가운데, 이번 소송의 쟁점은 제재가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됐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선례였던 구글·메타 사례에 눈길이 쏠리는 배경이다.
이번 소송은 행정소송법상 취소소송 제기 기한 만료일인 20일을 하루 앞두고 접수됐다. 지난해 해킹 사고와 관련해 부과된 과징금 1347억9100만원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본격화됐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여론 악화와 정부와의 갈등을 이유로 행정소송 카드를 꺼내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SK텔레콤은 최종적으로 행정소송을 통해 과징의 형평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8월 28일 의결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한 제재처분 의결서」에서 해킹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2324만464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휴대전화번호와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심 인증키 등 통신 서비스 이용과 직결되는 핵심 정보가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위반 행위를 ‘매우 중대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과징금은 유출 규모와 정보의 민감성, 보호조치 미흡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됐으며, 산정 기준이 되는 매출액은 이동통신 서비스 부문으로 한정해 적용됐다.
이와 관련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개인정보 유출의 중대성을 다시 다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징금 처분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며 “사고 인지 이후 자진 신고가 이뤄졌고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요금 인하와 보상 패키지 마련, 고객 보호와 정보보호 투자 확대 등 후속 조치도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선례와 관련해 과징 형평성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고의적으로 고객 정보를 광고에 활용해 수익을 낸 사례보다 더 큰 과징금이 부과된 점은 형평성 측면에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확정될 경우 어느 회사든 해당 기준이 준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형평성 논의와 맞물려, 업계에서는 2022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제재한 구글(Google)·메타(Meta) 사건을 비교 사례로 거론하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같은 해 9월 14일 구글과 메타가 이용자 동의 없이 웹사이트 방문·앱 사용 기록 등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약 1000억원(구글 692억원, 메타 308억원)을 부과했다.
해당 사건은 해킹에 따른 유출이 아니라 플랫폼이 개인정보를 광고 수익 창출에 활용한 사안으로, 2025년 1월 23일 1심 법원은 이용자 동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개인정보 활용 목적과 범위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개인정보위 처분을 유지하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홍준호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는 20일 〈녹색경제신문〉에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다른 사건과의 단순 비교로 정해지는 구조가 아니고, 각 사건에서 유출된 정보의 규모와 민감성, 사업자의 관리 책임 이행 여부 등을 기준으로 개별 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에 따른 사고인지, 고의적 활용인지 여부 역시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법원은 제재가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사건별로 합리적으로 산정됐는지를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솔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