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퍼포먼스 기준 신중론’...“60억 단정하긴 어렵다”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이적 대상도 아닌 K리그 미드필더가 ‘시장가치 60억 원’으로 평가됐다. 강상윤이 외부 연구기관 산출 기준에서 K리그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시장가치를 기록한 배경을 두고, 현장과 업계에서는 이 숫자가 어떤 기준에서 도출됐는지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평가는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운영하는 CIES Football Observatory가 지난 20일 기준으로 업데이트한 ‘추정 이적 가치(Estimated transfer values)’다. 전 세계 67개 리그를 대상으로 각 구단별 최고 가치 선수를 산출했으며, 실제 거래가 아닌 통계 모델에 따른 추정치라는 점이 전제다.
CIES Football Observatory는 전 세계 프로축구 리그와 선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적시장 동향과 선수 가치 분석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해 온 축구 전문 연구기관이다.
선수의 연령과 계약 잔여 기간, 출전 시간과 경기 기여도, 포지션 특성, 소속 리그 경쟁력, 최근 대표팀 이력 등을 종합해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가격 범위를 산출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이 기관의 분석 결과는 글로벌 미디어 보도에서도 선수 가치와 이적시장 흐름을 설명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돼 왔다. 다만 통계 모델에 기반한 이적 가치 산출 결과가 실제 시장 상황과 괴리를 보일 수 있다는 한계점도 CIES 연구진 스스로 명시한 바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소속 연구진 라파엘라 폴리(Raffaele Poli)·로저 베송(Roger Besson)·로익 라브넬(Loïc Ravenel)은 2024년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Financial Studies」에 게재한 「Statistical Modeling of Football Players’ Transfer Fees Worldwide」 논문에서, 통계 모델이 과거 이적료 데이터를 설명하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개별 선수의 실제 이적료는 추정치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CIES가 공개한 한국(KOR) 리그 자료에 따르면 전북 현대 모터스의 강상윤은 310만~360만 유로(약 53억~62억 원)의 ‘공정 가치(Fair price)’ 범위를 기록해 K리그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 강원 FC의 신민하(300만~350만 유로·약 51억~60억 원), 포항 스틸러스의 이호재(260만~310만 유로·약 44억~53억 원), 대전하나시티즌의 김봉수(140만~160만 유로·약 24억~27억 원), 울산 HD FC의 서명관(130만~150만 유로·약 22억~26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박승호, 광주FC의 정지훈, 김천상무의 홍윤상, FC서울의 흐르보예 바베츠, 제주 유나이티드의 김륜성, 부천FC의 박현빈, FC안양의 채현우 등이 12위권에 포함됐다.
CIES의 평가는 현재 퍼포먼스만으로 형성된 이적료가 아니라, 여러 변수를 종합해 선수가 시장에 나올 경우 형성될 수 있는 가격 범위를 추정한 결과다. 이 때문에 실제 이적 가능성이나 계약 상황과는 별개로, 숫자 자체를 둘러싼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는 현장의 지적이 나온다.
K리그 모 구단의 전략파트 핵심 인력은 21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강상윤은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구단에서 주전급으로 뛰었고, 국내 젊은 자원 가운데 눈에 띄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해당 수치는 선수의 나이와 계약 기간, 리그 경쟁력, 주전 출전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적·전술적 퍼포먼스 측면에서 어떤 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싱력과 활동량, 공 운반 능력, 전술 이해도 등에서 강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요소만으로 60억 원대 가치가 형성됐다고 단정하기에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다만 유럽 무대의 빠른 템포와 강한 압박 환경에서 좁은 공간 문제 해결 능력이 더해진다면, 그 수준의 평가에 도달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구단의 인식은 보다 보수적이다. 전북 현대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강상윤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지 않아, 외부 평가에서 제시된 시장가치가 단기간에 실제 이적료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수치는 선수 운용이나 향후 매각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면서 “전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인 만큼, 현 시점에서는 팀에서 오래 활약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한솔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