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증권사 퇴직연금 '2위 경쟁'서 승기...한투·현대차證은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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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증권사 퇴직연금 '2위 경쟁'서 승기...한투·현대차證은 주춤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1.2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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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적립금 21조 달성하며 업계 4위→2위로 수직 상승
현대차증권, 캡티브(계열사) 한계 넘어설 경쟁력 강화 숙제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5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증권사 간 순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연금자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삼성증권이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21조573억원을 기록해 2024년 말 업계 4위에서 2위로 2계단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38조985억원)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치열했던 2~4위권 경쟁에서는 삼성증권이 주도권을 잡은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퇴직연금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계열사 물량에 기댄 ‘캡티브(captive)’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률과 상품 경쟁력을 앞세운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1조573억원으로 2024년 말(15조3857억원) 대비 1년 새 36.8% 급증했다.

삼성증권의 연금 잔고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 강화가 꼽힌다. 삼성증권은 2021년 퇴직연금 업계 최초로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한 ‘다이렉트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출시하며, 기존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에 변화를 이끌었다. 펀드 보수 등은 별도로 적용되지만, 투자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전담 연금센터를 신설해 서울·수원·대구 등 3개 거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연금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통해 상담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면서 단순 상품 판매를 넘어 관리 중심의 연금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연금 고객들이 과거 원금 보장형 중심에서 벗어나 상장지수펀드(ETF)·펀드 등 실질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로 옮겨가면서 잔고와 수익률이 함께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스템 고도화와 상담 접근성 강화, 다이렉트 IRP 수수료 인하 등 고객 편의 중심의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순위에서 기존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9조1904억 원으로, 2024년 말(17조5151억 원) 대비 9.56% 증가하는 데 그치며 경쟁사 대비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증권에는 ‘캡티브 의존도 탈피’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계열사 적립금이 그동안 안정적인 기반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 중심이 IRP과 확정기여형(DC)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기존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16조4012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계열사에서 유입된 이른바 ‘캡티브’ 물량이 14조3554억 원에 달해 DB 적립금의 약 87.5%를 차지했다. DC 역시 전체 7424억 원 중 5212억 원(70.17%)이 계열사 적립금으로, 특정 그룹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고객의 수익률 제고 및 고객관리 체계 강화를 통한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비계열사에 대한 영업 강화를 통해 운용관리 계열사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인력·시스템 인프라·적립금 운용 수익률 제고 등 퇴직연금 부문 전반에 대한 사업 역량 강화 지속으로 고객사 및 가입 고객에게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위 자리를 지킨 한국투자증권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조7488억원을 돌파하며 삼성증권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연간 증가율 역시 31.19%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원리금 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은행 대비 증권사의 운용 역량이 적립금 유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회복과 함께 고액 자산가가 늘어나면서 자산관리(WM) 전반에 긍정적인 온기가 확산되며 은행에서 증권가로 자금 유입이 되고 있다”며 “다만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갖췄더라도 브랜드와 자산관리 역량에 따라 투자자 선택이 갈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증권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투자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뢰도와 인지도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 증권사가 연금 자금 유입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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