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정점 찍고 안정화 조짐…추가 펀드 조성은 보류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저축은행 업권이 부실채권(NPL) 정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동펀드를 통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에 이어 부실채권 전문관리회사를 활용한 일반 대출 부실 정리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국내 저축은행 79곳을 대상으로 ‘에스비엔피엘(SB NPL)대부’를 통한 부실채권 매각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SB NPL대부는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설립된 부실채권 전문관리회사로, 중앙회의 자회사다. 개별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매입해 일괄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SB NPL대부는 설립 당시 자본금 5억원으로 출범했으나, 최근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105억원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최대 105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입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SB NPL대부가 건당 규모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제외한 일반 대출 부실채권 정리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조사를 거쳐 이르면 올해 1분기 안에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부동산 PF 부실 정리는 공동펀드를 통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2024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PF 부실채권 정리용 공동펀드를 조성했다. 1차 펀드 330억원을 시작으로 ▲2차 5100억원 ▲3차 2000억원 ▲4차 1조2000억원 ▲5차 7100억원 ▲6차 3000억원 등 총 2조953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업계로부터 매입했다.
이 같은 조치로 PF 관련 연체율은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 업권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3년 12월 말 6.96%에서 2024년 6월 말 12.52%까지 치솟았으나, 지난해 9월 말에는 2.95%까지 떨어졌다. 아직 확정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는 추가 개선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부동산 PF 부실의 급한 불이 꺼지면서 추가 펀드 조성은 일단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중앙회가 7차 공동펀드 수요조사를 실시했으나 업계 참여 수요가 크지 않아, 당분간 추가 펀드 조성은 보류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공동펀드와 전문관리회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연체율이 보다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PF를 포함한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2023년 12월 말 6.55%에서 2024년 12월 말 8.52%, 지난해 3월 말 9.00%까지 상승한 뒤, 같은 해 9월 말에는 6.90%로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실채권을 펀드나 전문관리회사에 매각하는 방식만으로는 개별 저축은행의 구조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적인 연체율 관리에는 효과적이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인 안정성 확보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동펀드와 전문관리회사를 활용한 부실채권 정리는 연체율을 빠르게 낮추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다만 일회성 정리에 그치지 않고, 여신 심사 강화와 PF 익스포저 관리 등 구조적인 리스크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업권 전반의 건전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