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탄소 규제 본격화로 올해 체질 경쟁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원가 하락과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회복돼, 지난해를 저점으로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의 2025년 4분기 철강부문 매출은 8조2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370억원으로 4.7% 줄었다. 수요처 재고 조정과 포항 열연 공장 대수리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6.4% 감소한 데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법인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인력 관련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대제철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4898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이 예상한 1000억원대에는 크게 못 미쳤다. 별도 기준에서는 1000억원을 웃도는 이익을 냈으나, 해외 법인 부진과 자산 매각 관련 손실이 연결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연간 실적에서는 두 회사 모두 수익성 개선 흐름을 확인했다. 포스코의 2025년 철강부문 연 매출은 35조110억원으로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20.8% 증가했다. 조강과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철광석과 석탄 가격 하락, 비용 절감 효과가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해외 철강 부문 역시 유럽향 고수익 물량 확대와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이 크게 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2조7332억원, 영업이익 21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7.4%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은 소폭 줄었지만,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 판재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차입금 축소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국내 철강업계 전반으로 보면 실적 흐름은 뚜렷하게 갈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처럼 원가 관리와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건설·강관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은 내수 침체와 관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경영 환경은 한층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베트남과 인도 등 신흥국도 무역 구제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서 철강사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들은 올해 철강 수출과 생산 모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관세와 탄소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기업별 체질 차이가 실적으로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이라며 “올해는 고부가 제품 경쟁력과 해외 투자 성과에 따라 실적 차이가 드러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