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사고 징벌적 과징금 도입…CEO 보안 책임 강화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금융감독원이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고위험 행위를 집중 점검하는 기획조사에 나선다. 금융권 IT 사고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 도입을 추진하고, 최고경영자(CEO)의 보안 책임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주요 고위험 분야를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대상에는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가격을 조작하는 ‘대형 고래’ 시세조종, 특정 거래소에서 입출금이 중단된 종목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가두리’ 수법, 특정 시점에 물량을 대량 매집해 단기간 가격을 급등시키는 ‘경주마’ 수법 등이 포함된다. 시장가 주문용 API를 활용한 시세조종이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 역시 고위험 행위로 분류됐다.
금감원은 이상 급등 가상자산을 초·분 단위로 분석해 혐의 구간과 관련 계좌 그룹을 자동으로 적출하는 시스템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텍스트 분석 기능도 개발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금감원은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을 신설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인 이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준비반은 가상자산 발행과 거래지원 관련 공시체계를 마련하고, 디지털자산업자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등에 대한 인가·심사 업무 매뉴얼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빗썸 사태 등으로 나타난 시스템상 구조적 취약점 해소 등 가상자산 시장 이용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과 업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 수수료 구분 관리와 공시 세분화 방안도 추진된다.
민생금융범죄 대응 역시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불법사금융 등 현장 대응 강화를 위해 민생금융범죄 특별사법경찰 유관협의체를 추진하고, 통신사와 금융사가 보유한 범죄 정보를 공유해 AI 기반 보이스피싱 피해 조기 차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도 확대·개편해 피해 상담 기능을 강화한다.
보이스피싱의 경우 금감원이 초동조사를 진행한 뒤 경찰과 즉각 연계해 수사로 전환하는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피해금 배상책임제도 시행도 준비한다.
금융권 IT 리스크 예방을 위한 감독체계도 강화된다. IT 사고에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하고, CE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보안 책임을 높이는 한편 정보보호 공시 제도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신속히 개선할 수 있는 사항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사가 스스로 IT 자산 목록을 관리하고 취약점을 식별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중대 취약점을 보완하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과 검사를 실시한다. 이달 중 통합관제시스템(FIRST)을 본격 가동해 금융권 사이버 위협 정보도 수집·전파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회사의 AI 활용과 관련해 공정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 AI 윤리지침’을 마련하고, AI 도입과 활용 전 과정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도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이용자 자금 보호를 위해 선불충전금 예치 전용 예금상품 도입을 추진하고, PG사의 정산자금 외부 관리 현황도 점검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