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증권…발행어음 인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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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삼성증권…발행어음 인가 분수령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2.1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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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요건 충족한 2017년 이후 9년째 발행어음 문턱 못 넘어
그룹 리스크에 이어 지난해 내부통제 제재 변수까지 겹쳐
선·후발 주자들은 조달 축 다변화…발행어음 경쟁 본격화
인가 여부가 성장 분수령…시장 판도 변수로 부상
상위권 증권사 영업이익·순이익 비교(2024~2025)
상위권 증권사 영업이익·순이익 비교(2024~2025).[출처=각 사]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삼성증권이 2년 연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시장의 시선은 온전히 실적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 지연으로 조달 기반 확대 경쟁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발행어음과 IMA(종합투자계좌)를 통해 자금 조달 축을 다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가 시점에 따라 향후 성장 속도에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3768억원, 순이익 1조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4.2%, 12.2% 증가했다. 수탁수수료 수입 확대와 자산관리(WM)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연간 순이익 1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24년에도 영업이익 1조2058억원(+62.7%), 순이익 8990억원(+64.2%)을 기록하는 등 최근 2년 연속 1조 클럽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과 함께 '1조 클럽'에 합류했으나, '발행어음'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발행어음업 인가 절차를 밟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가를 받지 못했다. 반면 같은 시기 인가를 추진한 키움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은 인가를 마친 뒤 상품 출시까지 완료하며 조달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가 지연의 직접적 변수로는 금융감독원 검사 이후 제재심 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거론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VIP) 대상 거점 점포 영업 실태와 내부통제 체계를 집중 검사했고, 이 과정에서 불법·부당 영업 및 관리 부실 사례가 다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어음 인가 절차는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현장 실지조사,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마무리된다. 삼성증권은 현장 실지조사를 마친 뒤 증선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증선위 논의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내부통제’를 엄격히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제재 수위와 심의 일정에 따라 인가가 예상보다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증권이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한 2017년 이후 9년째 발행어음 사업에 진입하지 못한 가운데 그 사이 선발주자들은 조달 기반 확대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2017년과 2021년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말 IMA 사업에도 진출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증시 호황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증가에 더해 기존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발행어음을 적극 활용하며 업계 최초 '2조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 1조9150억원, 순이익 1조59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1.2%, 72.2% 급증했다.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지난해 말 다섯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진입한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상품이 연이어 완판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고, 올해 초에는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며 자금 조달 축을 다변화하는 흐름이다.

발행어음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인가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경쟁사와의 성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규모와 브랜드에 비해 인가 지연이 길어지고 있어 아쉬운 상황"이라며 "경쟁사들이 이미 조달 엔진을 가동한 상황에서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격차가 구조적으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단순 수익원 확대를 넘어 고객 자산(Book) 확대와 신규 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인 '마케팅 툴' 역할을 한다"며 "조달 규모와 속도가 달라지면 IB와 운용 확장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직접적인 일정 언급을 피하면서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제재 결과가 확정되지 않아 인가 심사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태"라며 "발행어음 인가가 늦어진다고 해서 현재 투자 여력이나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자기자본 규모도 충분하고 자체 투자 여력도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도 인가 시점 차이가 있었지만 사업 성과는 회사별 전략과 역량에 따라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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