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올해 2분기 단일종목 ETF 출시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기초자산 허용 범위와 운용사별 전략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업계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국내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으로 인해 단일 종목 ETF 및 ETN(상장지수증권) 출시가 제한돼 왔으나, 미국과 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 단일 종목 ETF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 입법예고와 규정변경예고를 거쳐 관련 법령과 거래소 규정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며, 여의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ETF 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된 만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될 경우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TF 시장의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이끌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가 우세하지만, 자본력과 운용 인프라를 앞세운 대형 운용사로 자금이 쏠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ETF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달 대비 무려 119.36% 폭증했다. 순자산가치총액 역시 17.27% 증가하며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개별 종목의 등락 폭을 1.5배에서 2배까지 추종하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그야말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의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과실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초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결과적으로 대형사 독주 체제를 굳히는 ‘강화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브랜드 파워와 자체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역량을 갖춘 대형 운용사들이 초기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품 구조가 동일하다면, 호가 스프레드가 촘촘하고 거래량이 풍부한 대형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단일 종목 ETF는 거래량이 많을수록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구조여서 대형 운용사에 유리하다”며 “미국 역시 레버리지 상품 시장에서는 전문 운용사들이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이 역할을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금융당국은 기초자산의 범위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국내 우량주식 정도만을 기초자산을 한정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시각과, 상품의 다양성을 위해 이를 더욱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한국 ETF 시장이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가이드라인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한정된 종목 위주로만 허용될 경우 쏠림 현상을 오히려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