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중심 경쟁 한계 노출…중위권 전면전 신호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업비트-빗썸 2강 체제’에서 ‘1강-다강’ 구도로 전환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위 업비트의 과반 점유율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2위 자리가 흔들리면서 중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코인원의 점유율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 상징적 장면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의 원화마켓 점유율은 기존 6%대에서 최근 13% 안팎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빗썸은 20% 중반대로 하락했다. 절대 강자인 업비트를 제외하면, 2위와 3위 간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직접적 계기는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였다. 시스템 안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부 이용자가 이동했고, 코인원이 그 수요를 흡수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 사고 후폭풍 이상으로 본다. 빗썸이 공격적 마케팅과 수수료 전략에 의존해 유지해온 점유율 구조가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국내 거래소 시장은 오랜 기간 ‘업비트 독주+빗썸 추격’ 구도로 굳어져 왔다. 업비트는 유동성, 브랜드, 상장 파급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고, 빗썸은 마케팅과 이벤트 전략으로 2위를 수성했다. 코인원은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며 보수적 3위 사업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2위 지위가 더 이상 고정값이 아님을 보여준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2강 체제가 아니라 업비트 1강에 다수 중위권이 경쟁하는 구조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점유율 10%대 초중반 사업자가 둘 이상 형성될 경우, 사실상 2위 경쟁이 상시화되는 구조가 된다.
이용자 선택 기준 변화도 변수다. 과거에는 신규 상장과 수수료 인하 이벤트가 점유율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시스템 안정성과 플랫폼 신뢰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 수익 기회보다 리스크 회피 성향이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코인원은 이를 기회로 삼아 전략을 다듬고 있다. 법인 전용 서비스 강화, 내부 심사 절차 보완, 플랫폼 안정성 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단기 유동성 확대보다 장기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 3위 유지가 아니라 ‘안정성 기반 대안 거래소’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물론 업비트의 과반 점유율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시장 재편 논의가 1위 지위를 흔드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2위 공백이 구조화될 경우, 거래소 간 경쟁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중위권 사업자 간 상장 전략, 보안 투자, 기관 서비스 확대 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업비트 독주 체제는 유지되겠지만, 2위는 더 이상 고정되지 않을 수 있다”며 “코인원이 최근 유입 이용자를 붙잡는 데 성공하면 1강-다강 구도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유지돼온 2강 프레임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점유율 변화가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지, 1강-다강 체제 전환의 출발점이 될지는 향후 몇 분기 시장 흐름이 가늠할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