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생산거점 가동률 낮지만 인프라 투자 회복 시 반등 가능성
멕시코·칠레로 영업망 확장해 조선·방산·에너지 연계 강화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국과 브라질이 1959년 수교 이후 67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면서 경제 협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양국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개년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공급망과 자원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핵심 광물 분야 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현지 생산 기반을 둔 HD현대 계열 건설기계 사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이번 협력 논의의 중심에는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개발이 있다. 브라질은 세계 2위 규모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원 잠재력에 비해 개발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양국 간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한국으로서도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광물 개발이 본격화되면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토목 공사가 수반된다. 노천 광산 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굴착기 등 중장비 투입이 필수적이어서 채굴 장비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브라질에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인 HD건설기계에 새로운 사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HD건설기계는 201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증설을 거쳐 연간 4000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다만 최근 브라질 건설 경기 둔화 영향으로 2024년 기준 평균 가동률은 33.53%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시장 매출은 건설기계와 산업차량을 합쳐 226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6% 수준에 그쳤다. 생산 역량 대비 실적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분위기 변화의 계기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국빈 방한이다. 방한을 계기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한 양국 주요 기업 인사들이 참석해 첨단산업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는 브라질을 중남미 전략 거점으로 삼고 건설기계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브라질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에 나설 경우 건설 장비 수요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도로와 항만, 공항, 발전 설비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기초 토목 공사가 선행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HD건설기계는 브라질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멕시코와 칠레 등 인접 국가로 영업망을 확대해 중남미 전역에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중남미 지역 매출 목표는 6300억원이다.
건설기계 부문의 회복은 그룹 차원의 협력 확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브라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주·항공·방산 분야 실행 계획과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구체화되면서 조선·방산·에너지 등 다른 사업 영역과의 연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신규 산업단지 조성이나 첨단 설비 구축 과정에서 대규모 부지 조성과 기반 공사가 필요해 건설 장비 수요가 선행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라질은 자원과 내수 시장을 동시에 갖춘 국가로,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이 가격과 납기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HD건설기계의 경우, 브랜드 통합 이후 영업 체계가 정비된 만큼 중남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여지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