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지원·수출 확대 ‘쌍끌이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26일 스텔란티스가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5년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 집계가 끝이 났다. 올해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완성차 3사가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지리자동차그룹의 순위가 전년 대비 두 계단 상승하며 BYD, 상하이자동차(SAIC)와 함께 글로벌 메이저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톱5 순위 변동은 없었다. 토요타는 2024년 대비 4.65% 늘어난 1132만대로 1위를 지켰고, 폭스바겐그룹은 898만대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은 727만대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GM(618만대)과 스텔란티스(548만대)는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하위권 순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중국 제조사가 빠르게 치고 오르며 기존 강자를 밀어냈다. 중국 제조사 중 으뜸은 BYD다. 전년 대비 7.72% 늘어난 460만대를 기록하며 6위를 꿰찼다. 7위는 SAIC(451만대)의 차지였다. 로위와 MG, IM모터스를 앞세워 12.3% 성장을 이뤘다.
포드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8% 줄어든 440만대를 기록하며 6위에서 8위로 밀려났다. 중국 시장 부진이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현지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포드의 입지가 쪼그라들었다는 분석이다. 지지부진한 전동화 전략도 포드의 발목을 붙잡았다.
지리자동차그룹은 중국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24년보다 26% 늘어난 412만대로, 혼다를 밀어내고 9위에 올랐다.
중국 제조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국 정부의 지원이 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2025년 차량 교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2조6000억위안(약 544조) 규모의 소비가 발생했다. 차량 교체 물량은 1150만대에 달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과도 뚜렷하다. BYD의 해외 판매는 105만대로 전년 대비 145% 급증했고, SAIC의 해외 판매는 107만1000대로 3.1% 늘었다. 중국은 2025년 자동차 수출 700만대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수출국 지위를 공고히 했다. 신에너지차 수출은 261만5000대로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에 힘입어 2025년 중국의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35.6%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올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3453만대, 판매량은 3440만대로 각각 10.4%, 9.4% 증가했다.
중국 3사의 동시 톱10 진입은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중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며 “경쟁 상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술 협력과 공급망 파트너십을 통해 상생 구도를 모색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