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 부동산에서 산업으로 이동…우리금융 ‘80조 생산적 금융’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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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돈, 부동산에서 산업으로 이동…우리금융 ‘80조 생산적 금융’ 승부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3.18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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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리스크 속 자금 재편 가속…은행권 ‘부동산 의존 탈피’ 본격화
재생에너지·첨단산업 투자 확대…금융 역할 ‘대출→투자’로 진화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금융권의 자금 흐름이 ‘부동산 중심’에서 ‘산업 중심’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이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공급 계획을 내놓으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은행 자금의 ‘재배치’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공급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연평균 기준으로는 약 10조원 이상을 산업·인프라 분야에 투입하는 셈이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 운용에서 벗어나 ▲기업 설비투자 ▲첨단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등 실물경제로 자금이 직접 유입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실제 국내 은행권 자산 구조는 여전히 부동산 편중이 심한 상태다. 한국은행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약 1100조원 수준이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기업대출 역시 상당 부분이 부동산·건설 관련 업종에 집중돼 있어 산업금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구조다.

반면 부동산 PF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저축은행·여전사를 포함한 PF 연체율은 6% 안팎까지 상승했으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은행권 역시 PF 익스포저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신규 자금 공급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금융은 자금 흐름의 방향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재생에너지 ▲2차전지 ▲반도체 ▲모빌리티 ▲디지털 인프라 등 국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분투자, 인프라 펀드, 구조화 금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 기반 인프라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도 병행해 지역 균형 발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실적 구조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2025년 기준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약 8조원 수준으로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이자이익 비중은 10~1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산업금융 확대는 단순 대출 중심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경쟁 금융지주들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KB금융은 기업금융(CIB) 부문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프라 투자와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신한금융 역시 ESG 투자와 에너지 전환 금융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했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의 기업대출 비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해 일부 은행은 전체 대출의 50% 내외까지 확대된 상태다.

정책금융과의 결합 구조도 강화되고 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초기 리스크를 일부 부담하고, 민간 금융사가 후속 투자에 참여하는 ‘혼합 금융’ 방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인프라·신산업 프로젝트의 특성상 위험 분산과 자금 조달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구조다.

금융의 역할 자체도 변하고 있다. 기존에는 담보 기반 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산업 성장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투자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산업금융은 부동산 담보대출 대비 회수 기간이 길고,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크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인프라·대체투자 부문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6~10% 수준으로, 안정적이지만 단기 수익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중심 금융에서 산업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은 정책적으로도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결국 관건은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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