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보급만 강조...아파트 주차난 외면한 '탁상행정' 비판 여론
지차체 "민원 많지만 방법 없어"
[녹색경제신문 = 장창환 기자] 지난 2022년부터 시행된 '친환경 자동차 전용 주차구역 의무 설치' 제도가 유예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단속 국면에 접어들었다. 법 집행이 강화되면서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사이에 갈등이 번지는데, 주민들은 주차난 심화를 호소하는 반면 관리소는 법적 의무 사항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100세대 이상 단지의 경우 일반 아파트는 총 주차대수의 2%, 공공임대 아파트는 5% 이상을 친환경차 전용 주차구역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총 886세대가 거주하는 경기도 소재 A 공공임대 아파트는 올해 2월 친환경차 전용 주차구역을 기존보다 23면 더 늘렸다. 지난해 설치된 전기차 전용 충전구역 15면을 합치면 총 38면의 주차 공간이 친환경차 전용 구역으로 바뀐 셈이다.
약 1년 만에 40면에 가까운 주차 공간이 특정 차량 전용 구역으로 지정되자 가뜩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했던 A 아파트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 B씨는 15일 <녹색경제신문>과 만나 "밤낮 할 것 없이 외부 차량 무단 주차가 기승을 부리는 데다 저녁 퇴근 시간부터는 차 댈 곳이 아예 없다"라며 "전용 구역이 생긴 이후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갓길이나 이중 주차를 하는 차량이 늘어 단지 전체가 총체적 난국"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A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도 빗발치는 민원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관리소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용 구역 설치 이후 일반 내연기관 차량이 해당 구역에 주차했다가 다른 주민으로부터 신고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며 "이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관리소에 찾아와 항의하는 분들이 많아 매우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행법상 친환경차 '전용 주차구역'은 내연기관차의 주차가 엄격히 금지되지만, '전기차 충전구역'의 경우 단지 내 주차 상황에 따라 일반 차량의 주차도 허용된다. 그러나 단지 내 전기차주들이 충전을 위해 수시로 이용하는 탓에 일반 차량이 실제로 이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주민 B씨는 "우리 아파트는 여전히 내연기관차가 대다수인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보다 전용 주차 구역이 훨씬 많은 것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이날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관련 신고와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법적 의무 설치 비율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아파트 내 주차가 어려울 경우 주차 병행이 가능한 일부 구간을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장창환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