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자금흐름, 실체 없는 신사업 ‘테마주’ 논란까지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지난해 11월 코넥스에 상장한 아이엘로보틱스가 계열사 중심의 매출 구조와 내부 차입에 의존하는 재무 구조를 보이고 있다. 외형상 매출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과 사업 경쟁력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사명을 아이엘커누스에서 아이엘로보틱스로 바꾸고, 홈페이지 역시 로보틱스 사업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관련 사업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엘로보틱스는 지난해 약 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약 70%가 계열사인 아이엘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계열사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두 회사는 모두 송성근 아이엘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다. 송 대표는 지난해 11월 아이엘로보틱스 지분 약 28%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4년까지는 아이엘향 매출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변화 이후 계열사 거래가 급격히 확대된 셈이다.
사업 구조 역시 실적 관련 신뢰성 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이엘로보틱스는 IoT 기반 스마트 제어 솔루션을 설계 및 설치하는 프로젝트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생산 설비 없이 하드웨어는 모두 외부에서 조달하고 맞춤형 설치만 전문으로 하는 형태로, 프로젝트별 단가 편차가 크고 원가 구조를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
자금 흐름 역시 복잡하다. 회사는 관계사와의 거래에서 차입과 상환이 동시에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당기 중 아이엘로부터 약 4억원을 차입하는 동시에 13억원을 상환하는 등 긴박한 자금 이동이 발견된다.
재무제표상 채권·채무 구조 역시 이러한 의문을 뒷받침한다. 아이엘향 매출이 대규모로 발생했음에도, 지난해 말 기준 아이엘로보틱스의 아이엘에 대한 매출채권 잔액은 약 3억원이 남아 있다. 반면 아이엘로보틱스가 아이엘에 지급해야 할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을 합산하면 약 10억원 수준이다. 통상적인 상거래라면 상계가 가능한 구조임에도 10억원 규모의 채무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대주주와의 자금 거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2024년 회사는 최대주주인 송성근 아이엘 대표에게 약 10억3000만원을 대여하고, 2억7000만원을 회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송 대표로부터 약 12억원을 차입하고 6억원을 대여받았다. 양방향 거래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엘로보틱스의 부채총계는 18억원, 자본총계는 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1800% 수준이다.
이처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회사가 내세우고 있는 ‘로보틱스’ 사업 역시 실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엘로보틱스는 지난해 ‘아이엘커누스’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로봇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관련 매출이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아이엘도 로보틱스 사업을 강력히 마케팅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그룹 차원에서 로봇 사업을 띄우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테마 수혜를 염두에 둔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본지는 아이엘로보틱스에 아이엘 향 매출이 급격히 확대된 이유와 로보틱스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메일로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