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83% 급등’ 채비, 적자·차입 부담에 변동성 확대…회사 “2027년 4분기 영업흑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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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83% 급등’ 채비, 적자·차입 부담에 변동성 확대…회사 “2027년 4분기 영업흑자 예상”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5.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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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부진 논란에도 상장 강행…5월 8일 오전 주가 공모가 대비 52% 웃돌아
2025년 영업손실 296억·순손실 337억…단기차입금 520억원으로 급증
채비 “급속충전 사업은 초기 고정비 선행 구조…EBITDA 2026년 4분기 흑자전환 전망”
FI 오버행 우려엔 “스틱·KB운용 6개월 자발적 의무보유…장내매각도 단계적 제한”
채비(AI제작 이미지)
채비(AI제작 이미지)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전기차 급속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가 코스닥 상장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3% 이상 급등하며 흥행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수요예측 부진, 적자 지속, 차입금 증가, FI(재무적 투자자) 오버행 우려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채비 측은 본지 질의에 “단기 주가 흐름보다는 충전 인프라 확대와 운영 경쟁력 강화 등 본질적인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하겠다”며 “EBITDA 기준 2026년 4분기, EBIT 기준 2027년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상장 첫날 83% 급등…5월 8일 오전 기준 공모가 대비 52% 높은 수준

채비는 지난 4월 29일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1만2300원 대비 83.33% 오른 2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기대감과 전력 설비 테마가 맞물리며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하지만 상장 초기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채비 주가는 5월 6일 1만7170원까지 밀리며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약 23.9% 하락했다. 다만 5월 8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주가는 1만8700원으로 전일 대비 1160원(6.61%) 상승했다. 이 가격은 상장 첫날 종가보다는 낮지만 공모가와 비교하면 약 52.0% 높은 수준이다.

채비 측은 주가 변동성에 대해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시장의 관심과 투자심리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며 “회사는 단기 주가 흐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충전 인프라 확대와 운영 경쟁력 강화 등 본질적인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 환경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냈다. 채비 측은 “1분기 전기차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약 2.5배 증가했고, 올해 들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약 4대 중 1대가 전기차(BEV)로 판매되는 등 전기차의 주류화가 진행되고 있어 전반적 사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예측 부진·‘설거지 상장’ 논란…공모가 하단 확정에도 시장 의구심

채비 상장을 둘러싼 논란은 상장 전부터 불거졌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이 55대 1에 그치면서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평가됐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다수 기관이 희망 공모가 하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낮았다며 “FI 엑시트용 상장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하단인 1만2300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규모는 1107억원이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채비는 신주모집 900만주를 통해 총 1107억원을 조달했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은 675만주,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은 225만주였다. 일반투자자 청약에는 29만8017건이 몰렸고, 청약 수량은 6억7975만4690주에 달했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대표주관사를 맡았고,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337만5000주씩,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 112만5000주씩 인수했다.

논란은 공모가 산정과 사업모델로도 번졌다. 일부에서는 채비가 전기차 급속충전 기업임에도 충전소와 국밥·커피 등 식음료 사업을 결합한 ‘채비스테이’를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점을 두고 본업 수익성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채비 측은 이 같은 시장 우려에 대해 직접적인 반박보다는 본업 경쟁력과 충전 수요 확대를 강조했다. 회사는 “급속충전 시장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 구축과 핵심 입지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미 확보한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향후 핵심 입지 중심의 선별적 투자와 서비스 품질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업자 정민교 최대주주…스틱·KB운용 등 FI 지분도 상당

채비는 2016년 정민교 대표가 설립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이다. 과거 대영채비 시절부터 국내 급속충전 시장의 주요 업체 중 하나로 꼽혀왔다. 충전기 개발·제조, 설치, 유지보수, 운영, 플랫폼을 모두 직접 수행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상장 후 기준 최대주주는 정민교 공동대표다.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정 대표는 상장 후 1438만2000주를 보유해 지분율 30.74%를 기록했다. 정재훈 279만900주(5.97%), 정태호 85만9920주(1.84%)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등 지분율은 39.20%다.

주요 FI 지분도 적지 않다.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 모빌리티 유한회사는 상장 후 996만3600주(21.30%)를 보유했고, 케이비메자닌캐피탈 제4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515만9400주(11.03%)를 보유했다. 두 FI의 지분율 합계만 32.33%다.

시장에서는 FI 지분이 향후 오버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장기업 상장 과정에서 FI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상장 이후 보호예수 해제 시점마다 매물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채비 측은 “상장 전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시한 바와 같이 스틱과 KB자산운용 등 주요 FI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신뢰해 6개월의 자발적 의무보유기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무보유 해제일 이후에도 3개월, 6개월, 그 이후까지 장내매각이 상당 부분 제한돼 있어 오버행 이슈도 그만큼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장내매각은 각각 누적 기준 15%, 30%, 50%에 대해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매출 1017억원에도 영업손실 296억원…“초기 고정비 선행 구조”

문제는 실적이다. 채비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17억원으로 전년 850억원 대비 약 19.6%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원가는 994억원에 달했고, 매출총이익은 22억원 수준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296억원으로 전년 276억원보다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33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당기순손실 544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 구조다.

채비 측은 적자 지속 배경에 대해 “급속 충전 인프라(CPO) 사업은 초기 투자와 감가상각비, 전력 기본요금 등 고정비 부담이 선행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충전 수요 증가에 따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사업 특성이 있다”며 “회사는 EBITDA 기준 2026년 4분기, EBIT 기준 2027년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현재 기준으로는 충전기 해외수출 사업의 수익성이 가장 높다”며 “공헌이익률 측면에서는 급속 CPO 사업의 성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채비는 향후 수익구조 개선 방안으로 충전 수요 증가, 핵심 입지 중심 운영, 운영 효율 개선 등을 제시했다.

 

단기차입금 520억원으로 급증…회사 “도로공사 휴게소 등 선제 투자 영향”

재무구조 부담도 커졌다. 채비의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241억원에서 2025년 말 520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동성장기차입금 80억원, 유동사채 109억원까지 더하면 단기 상환 부담은 작지 않다.

전체 유동부채는 2024년 말 731억원에서 2025년 말 108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195억원에서 175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흐름도 아직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31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채비 측은 단기차입금 증가에 대해 “도로공사 휴게소 등 핵심 입지에 대한 선제적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부분”이라며 “투자 집행과 재무 안정성을 함께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 현금흐름 개선과 안정적 재무 운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업현금흐름 적자와 관련해서는 “상장 이후에도 핵심 입지 중심의 선별적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투자 과정에서 일시적인 현금 유출은 발생할 수 있으나 누적적으로 증가하는 충전 수요에 기반해 현금 유입 규모 역시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 수준 밸류체인 내재화”…대기업과 경쟁 대신 협력 가능성도 열어

채비는 과거 대기업에 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독자 성장을 선택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정민교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대기업 인수합병 대신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의 자금을 바탕으로 독립 성장을 택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상장 이후에는 전략적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채비 측은 “현재도 회사의 기본 방향은 독자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있다”면서도 “과거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시장 환경은 변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회사는 여러 완성차 기업은 물론 에너지·플랫폼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 및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검토 중이거나 확정된 사안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업가치와 사업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력 및 전략적 투자 유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비는 핵심 경쟁력으로 밸류체인 내재화를 꼽았다. 회사 측은 “채비의 핵심 경쟁력은 사업 초기부터 개발·제조·설치·유지보수·운영·플랫폼에 이르는 모든 밸류체인을 내재화했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수준으로 계열화에 성공한 CPO는 국내에서 채비가 유일하며 각 사업 영역이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 확대 추진…120억원 투자 계획

해외 사업도 주요 변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채비는 일본 법인 CHAEVI JAPAN CO., LTD.를 설립해 연결대상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해당 법인은 전기자동차 충전설비 판매업을 주요 영업활동으로 한다.

다만 회사는 현재 일본보다 북미 시장 중심의 해외 확장을 강조했다. 채비 측은 “현재 회사는 북미 시장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시 기준 약 120억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시점에 현지 생산기지 구축 또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투자 시기와 규모는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대 수혜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용 급속 충전 인프라는 전력 인프라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핵심 접점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확장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보유한 충전 인프라 운영 경험과 에너지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관련 성장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재편 가능성…결국 관건은 ‘수익성 증명’

전기차 충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점유율 경쟁과 설비 투자 부담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장이다. 완속충전 사업자는 다수 난립한 반면, 급속충전 시장은 핵심 입지와 운영 효율을 확보한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비 측도 이 같은 방향성을 인정했다.

회사 측은 “완속충전과 달리 급속 충전 시장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과 핵심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사업자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채비의 상장 이후 평가는 주가 급등락보다 실적 개선 속도에 달릴 전망이다. 공모가 대비 주가는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적자와 차입 부담, FI 물량 우려가 동시에 남아 있다. 회사가 제시한 2026년 4분기 EBITDA 흑자전환, 2027년 4분기 EBIT 흑자전환 목표를 실제로 달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 투자심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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