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원전·바이오·조선 등 산업 재편 수혜주 집중
-기관, 금융주 줄이고 반도체·AI 실적주 확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장중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개인·외국인·기관의 순매수 전략도 뚜렷하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개인은 반도체 대형주, 외국인은 원전·조선·2차전지 등 산업 재편 수혜주, 기관은 반도체·AI 실적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코스피 8000선 돌파를 앞두고 차기 주도 업종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로 몰린 개인 자금…외인은 원전·로봇, 기관은 AI 실적주
1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집중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셀트리온, 에이피알 등을 사들였고 기관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SK스퀘어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갔다.
가장 변화 폭이 큰 것은 개인 자금 흐름이다. 지난해 개인 순매수는 NAVER(3조3546억원), 삼성SDI(1조8166억원), 한화오션(1조2374억원), 두산에너빌리티(8886억원) 등 인터넷·2차전지·조선·원전 등 비(非)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분산되는 모습이 강했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빠르게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5월 11일까지 개인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자 20조8036억원, SK하이닉스 11조836억원, 삼성전자우 7902억원에 달한다. 세 종목 합산 순매수 규모만 32조원을 웃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각각 122%, 177%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개인 순매수 상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단순 저가매수보다는 AI(인공지능) 반도체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중심축이 테마주에서 코스피 주도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국인 수급도 지난해와는 결이 달라졌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는 삼성전자(9조5596억원)와 삼성전자우(1조8782억원)에 집중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셀트리온, 에이피알, 한화오션, 삼성SDI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원전·조선·바이오·2차전지 등 산업 구조 변화와 정책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업종 중심으로 매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기관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해 기관은 SK하이닉스(5조4253억원)와 삼성전자(2조7522억원) 중심의 반도체주 외에도 KB금융(1조7021억원), 신한지주(1조3730억원), 메리츠금융지주(8532억원), 미래에셋증권(5832억원), 하나금융지주(5729억원) 등 금융주 비중이 높았다. 고금리 환경 속 밸류업과 주주환원 기대감이 금융주 매수로 이어졌던 영향이다.
반면 올해는 SK하이닉스(8조1595억원), 삼성전자(3조5719억원), 한미반도체(1조5257억원), SK스퀘어(1조3639억원) 등 AI·반도체 밸류체인 관련 종목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특히 한미반도체와 SK스퀘어는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176%, 202% 넘게 상승했음에도 기관 순매수 상위권을 유지했다. 단기 차익보다는 AI 사이클 장기화와 실적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7999.67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이후 외국인 중심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과정일 뿐 AI·반도체 중심 상승 추세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000선 흔들려도 증권가는 낙관…"9000 넘어 1만스피 가능성"
시장에서는 최근 수급 변화가 단순 테마 장세보다 AI·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이 집중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크로 환경 변화 과정에서도 반도체 업종 중심의 이익 추정치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는 9000포인트를 향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3분기에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4분기에는 횡보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종전 기대와 반도체 실적 개선은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미국 중간선거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투자 전략으로는 반도체 중심 기존 주도 업종 비중 확대를 유지하면서 중동 재건 관련주와 신재생에너지, 국내 금융업종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한발 더 나아가 코스피가 최대 1만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AI 중심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국내 기업 실적 개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흐름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추가 리레이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