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에 동행한 보잉…한국 항공시장에 드리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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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에 동행한 보잉…한국 항공시장에 드리운 변수
  • 이충진 기자
  • 승인 2026.05.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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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측 네 번째), 제프리 루돌프(Jeffrey Rudolph)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CEO(좌측 세 번째)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및 Boeing사 주요 관계자.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내 '대한항공 항공 전시관'에 기증한 보잉 747 항공기 전시물이 처음 공개됐다고 밝혔다. 기념식에 참석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좌측 네 번째), 제프리 루돌프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CEO(좌측 세 번째)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및 보잉사 주요 관계자. 대한항공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항공산업이 다시 한번 거대한 지정학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1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는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다.

앞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는 오트버그 CEO의 경제사절단 합류를 두고 최대 500대 규모의 보잉 737 MAX 및 광동체 항공기 계약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성사될 경우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계약 중 하나로 남을 수 있기 때문. 오트버그 CEO의 경제사절단 합류에 대해 단순한 기업인의 동행이 아닌, 미·중 무역관계와 세계 항공기 공급망, 나아가 한국 항공시장까지 연결되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세계 최대 항공 수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미·중 갈등과 737 MAX 사고 이후 보잉과의 거래를 사실상 중단해왔다. 그 사이 유럽의 에어버스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고, 글로벌 민항기 시장의 ‘보잉-에어버스 양강 체제’도 흔들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보잉 항공기 구매를 재개할 경우, 이는 단순한 상업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중 관계가 기술·안보 갈등 속에서도 ‘경제적 공존’을 유지하려 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항공기·농산물·에너지 구매 확대와 무역 휴전 연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항공산업에도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다.

우선 보잉은 생산 정상화와 현금흐름 개선에 결정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보잉은 최근 수년간 737 MAX 추락 사고, 공급망 붕괴, 품질 논란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중국의 대규모 주문은 단숨에 수년치 생산 물량을 확보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에어버스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독주에 가까운 위치를 확보했던 에어버스 입장에서는 보잉의 복귀가 경쟁 심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기 시장은 사실상 보잉과 에어버스의 복점 구조인데, 중국 수주 향방은 양사의 향후 10년 점유율을 좌우할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다.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보잉 787-10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보잉 787-10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한국 항공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항공사들의 기단 운영 전략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현재 보잉과 에어버스 기종을 혼합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대규모로 보잉 항공기를 선점할 경우, 전 세계 항공기 인도 슬롯 부족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항공사들의 신규 항공기 도입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항공기 확보 지연 시 노선 확대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항공부품 산업에도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국 기업들은 보잉 공급망에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 보잉 생산 확대는 국내 항공부품 업체들의 수주 증가 가능성을 의미한다. 반대로 공급망 압박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KAI)의 한 관계자는 "이번 보잉 CEO의 중국행은 단순한 경제사절단 참여가 아니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도 항공산업만큼은 ‘현실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면서 "보잉과의 협력, 그리고 독자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명단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팀 쿡 애플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 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산제이 메트로트라 마이크론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경우, 트럼프가 직접 황 CEO에게 전화를 걸어 방중 동행을 요청하며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급유 중이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충진 기자  ho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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