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은 못 찾았다”…정용진 사과 뒤 드러난 스타벅스 검증 시스템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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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성은 못 찾았다”…정용진 사과 뒤 드러난 스타벅스 검증 시스템의 ‘붕괴’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05.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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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탱크데이’ 논란 내부조사 결과 발표…관련자 전원 직무배제·대표 해임
승인 4단계 거쳤지만 “탱크데이는 안 된다” 문제 제기 한 차례도 없어
일부 합의자, 첨부파일도 안 열고 승인…법무 검토 생략에 리스크 관리 부실 드러나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가운데, 신세계그룹 내부조사 결과는 단순 실무자 일탈보다 조직 전반의 검증 시스템 붕괴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측은 관련 임직원의 고의성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행사 기획부터 승인까지 수차례 보고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일부 승인자는 첨부파일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커머스팀이 기획해 팀장·담당임원·전략기획본부장·대표이사로 이어지는 4단계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행사 합의자만 7명에 달했지만, 그룹 조사 결과 “5월18일에 탱크데이는 부적절하다”는 문제 제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합의자는 행사 디자인 시안이 담긴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법무팀 검증 절차 역시 ‘행사의 즉시성”’을 이유로 생략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두고 “실무자의 단순 과실을 넘어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와 리스크 관리 체계 결함이 드러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실무진 5명과 담당 임원, 본부장, 대표이사 등을 대상으로 포렌식과 교차 면담 등을 포함한 내부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그룹은 “현재까지 특정 의도를 갖고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명확한 근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기존 ‘가방에 쏙’ 문구와 운율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생성형 AI 추천 문구를 활용했다”, “논란 이후에야 문제 소지를 인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책상에 탁!’ 문구는 행사 확정 이후인 지난 8일 커머스팀 차원에서 별도 삽입됐으며, 이 과정은 임원 및 경영진에 별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다만 그룹은 조사 한계도 인정했다. ‘탱크데이’ 명칭을 제안한 일부 직원들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기록 역시 1주일만 저장돼 초기 기획 단계 대화 내용을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룹은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향후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즉각 해고 및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용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전국 매장에서 일하는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은 성실한 직장인일 뿐”이라며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마케팅 실패보다 대기업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리스크 관리 체계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고의성이 없었다면 오히려 조직 전체의 역사 감수성 부재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생성형 AI(인공지능) 활용 사실까지 언급되면서 기업 마케팅 과정에서 인간 검증 체계의 중요성 역시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통제와 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할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감수성에 대한 기준 역시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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