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규제' 굴레 벗은 한국콜마, 투자 보따리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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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규제' 굴레 벗은 한국콜마, 투자 보따리 풀까
  • 민보영 기자
  • 승인 2026.05.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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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자산 확대로 자회사 비중 상대적 감소
인수합병·소수지분 투자로 신사업 드라이브
SCI급 저널 'Molcules' 4월호 표지로 선정된 한국콜마의 항노화 신소재 'TOT(Tocopherol-Oxalate-Tocopherol)'. [이미지 제공=한국콜마]
SCI급 저널 'Molcules' 4월호 표지로 선정된 한국콜마의 항노화 신소재 'TOT(Tocopherol-Oxalate-Tocopherol)'. [이미지 제공=한국콜마]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한국콜마그룹 중간 지주사로서 규제를 받아왔던 사업회사 한국콜마가 지주사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소수지분 투자, 바이오벤처 인수합병(M&A)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적용 제외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공정위에 지주사 적용 제외를 신고한 결과다. 공정거래법은 중간지주사 등 지주사가 되려면 자회사 주식가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지주비율) 50%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결산 기준 HK이노엔 지분은 43.01%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한국콜마의 화장품 본업 호조로 한국콜마 자체의 자산이 크게 늘어나며 자산총액이 비대해졌다. 글로벌 업황 개선 등 한국콜마 본업 환경 개선에 따른 자산 성장세가 HK이노엔의 실적 성장세를 압도하면서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처방 확대, 고수익 전문의약품(ETC)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조632억원, 영업이익 110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4년 말 1059억원에서 53% 급증한 1620억원을 기록하며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 분기에도 이어져 1분기 매출·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30.8% 증가한 2587억원, 3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30.8%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좋은 ETC 매출 비중이 늘어나고 로열티 유입이 확대되며 나타난 결과인 만큼 내실을 다진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콜마가 HK이노엔 지분을 매각하거나 낮출 유인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다.

한국콜마의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2024년 말 1조4107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290억원으로 1년만에 약 1183억원(8.39%) 늘어났다.  

자산 확대를 견인한 부문은 화장품 품목이다. 화장품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세종, 부천 등 국내 공장에 설비 투자를 확대한 점도 자산 계정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별도 기준 설비·토지 등 유형 자산의 총장부금액(취득원가)은 2024년 말 2636억원에서 지난해 말 2988억원으로 352억원(1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금및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528억원에서 826억원으로 56.41% 증가했다.

이 같은 자산 성장세는 콜마유엑스 지분을 합산한 자회사 지분 증가분보다 가팔랐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최종지주사 콜마홀딩스로부터 콜마유엑스 지분 전량을 73억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종속·관계·공동기업 등 자회사 주식가액 총계는 2024년 말 8105억원에서 지난해 말 8299억원으로 약 194억원(2.40%) 늘어났다. 본업 호황이 지주비율을 50% 미만으로 희석시킨 배경이다.

그동안 한국콜마는 공정거래법상 중간지주사 규제에 따라 계열사가 아닌 국내회사의 주식을 발행주식 총수의 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어 소수지분 취득 등에 제한을 받아 왔다. 

이번 지주사 적용 제외에 따라 한국콜마는 최종지주사가 주로 추진해 왔던 미래 먹거리 확보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다. 그룹 내 화장품 자회사를 수직계열화하거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기업으로의 확장을 시도하면서다. 

지난 1월에는 그룹 내 마스크팩 전문 계열사 콜마스크 경영권을 직접 매입하며 화장품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피부·두피 진단 솔루션 '카이옴' 등을 시장에 선보이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했다. 산발적으로 진행해 오던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 작업이 이번 지주사 적용 제외로 속도를 내며 바이오벤처 인수합병(M&A), 소수지분 투자 시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콜마가 풍부한 유동성과 벤처투자 펀드 운용 경험을 활용해 소수지분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5~20% 내외의 지분만 확보해 유망 벤처에 분산 투자하거나 공동 연구 개발 권리를 확보해 실속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현금흐름 모든 부문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법적으로도 소수지분 투자가 가능해진 여건이 마련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로 지정되면 비계열사 주식을 5% 초과해 소유할 수 없지만, 이번 지주사 적용 제외에 따라 소수지분 투자 등으로 전략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지주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가 자산총액 대비 50% 이상일 경우 지주사로 지정된다. 2023년 지주사 지정 당시 한국콜마 자산총계는 약 1조1587억원으로, HK이노엔·연우 등 자회사 전체의 주식가 합계는 6923억원, 지주비율 59.75%였다. 

이후에도 상장 자회사 HK이노엔 지분 30% 이상, 비상장 자회사 연우·엠오디머티어리얼즈·콜마유엑스 지분 50% 이상을 유지하며 중간 지주사로서 소수지분 투자 제한 등 제약을 받아 왔다. 한국콜마 측은 "자회사 지분가치 비율 변동에 따라 중간 지주사가 해제된 것"이라며 "지주사 해제에 따른 투자 계획은 현재로선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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