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1월 COP31 기후 회의 행사 주최 앞두고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튀르키예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와 배터리 저장소·전력 송신망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2026년 11월(9~20일) 제31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이하 COP)의 개최국 및 의장국으로서 행사 조직과 운영을 맡게 될 튀르키예가, 건축 디자인을 매개로 세계적인 미래 청정에너지 선도국으로 거듭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녹색 신재생에너지의 최전선으로 알려진 유럽에서조차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 단지가 유럽 동남부와 인접한 튀르키예 영토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었다.
최근 건축 디자인 업계에서 튀르키예의 태양광 발전소 중앙 통제소 건물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수 건축 사례로 빠르게 공유·확산되면서, 카라피나르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Karapınar Güneş Enerjisi Santrali)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로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카라피나르 태양광 발전소는 튀르키예 중부 아나톨리아 사막에 자리한 유서 깊은 종교 도시 카라피나르(Karapınar)에 위치하며, 약 20평방킬로미터 부지에 조성된 초대형 신재생에너지 생산 단지다. 축구장 2,600개를 합쳐 놓은 것에 비견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스탄불에 사무소를 둔 빌긴 아키텍츠(Bilgin Architects)가 설계한 중앙 통제소 건물은 공상과학·첩보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미래주의적 미학이 돋보인다.
광활한 사막 위에 들어선 정사각형 구조의 중앙 통제소는 외벽을 스테인리스 강철 반사 패널로 마감하고, 중앙 안뜰에는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연상케 하는 푸른 조경을 조성했다. 외벽과 인테리어는 건조한 주변 사막 환경에 시각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연중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열로부터 내부 시설을 보호하는 기능도 겸한다.
2020년 9월 착공해 2023년 가동에 들어간 카라피나르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는, 2023년 3월 기준 약 350만 개의 태양광 패널이 100% 풀가동되며 연간 30억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을 생산해 인근 주민 2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웬만한 유럽 대도시의 총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규모다.
튀르키예는 여전히 수입 화석연료(석탄·석유·천연가스)를 연소하는 화력 발전(34%)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 건설을 적극 추진하며 신재생에너지 국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 Energy Research)의 통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2025년 기준 국가 총 발전량의 22%를 풍력·태양광으로 충당하며 청정에너지 체제로 빠르게 이행하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역량은 인접한 중동·코카서스·중앙아시아 16개국 중 1위이며, 유럽 대륙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도 명실공히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보유국이다.
특히, 발전소(생산)·에너지 저장시설(저장)·송수신 관로(운송)는 신재생에너지 수급 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필수 인프라인 만큼, 튀르키예는 신규 풍력·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효율과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배터리 저장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저장 용도로 총 33기가와트 규모의 배터리 저장 설비와 12~13기가와트 규모의 파이프라인이 구축되어 있다.
튀르키예는 단일 발전소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보유하고 있으나, 유럽 국가들과 비교한 신재생에너지 총 발전량에서는 16위에 그치고 있다. 2035년까지 120기가와트(GW)의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달성하려면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