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호남 반도체 패키징 거점 검토…후공정 국내·해외 이원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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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호남 반도체 패키징 거점 검토…후공정 국내·해외 이원화되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6.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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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수도권 투자 논의에 광주·전남 장성 등 후보지 거론
범용 D램은 베트남으로, HBM 패키징은 천안·온양 집중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호남 지역에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신규 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이 정부의 비수도권 반도체 투자 논의 과정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범용 메모리 후공정은 해외로 이전하고 첨단 패키징은 국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생산 체계를 재편하는 가운데, 호남 거점 신설 여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 비수도권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호남 패키징 거점 조성 방안도 안건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지로는 군 공항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광주와 전남 장성 일대가 언급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발표한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서 광주를 첨단 패키징 특화 지역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며 영·호남 균형 발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반도체 특별법에도 지역 균형 발전과 인허가 특례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방 투자 확대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호남 거점은 아직 초기 검토 단계로, 실제 투자 여부와 사업 규모, 공정 성격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삼성전자가 현재 추진 중인 후공정 거점 재편 전략과의 연관성이다. 본지가 앞서 취재를 통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온양 사업장에서 운영 중인 범용 D램 패키징 및 테스트 라인을 베트남으로 순차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10월 베트남 현지 초도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관련 설비 이전을 마무리하는 로드맵을 검토 중이며, 최근 분기보고서를 통해 베트남 반도체 생산법인(SVS) 신설 사실도 공개했다. 알려진 투자 규모는 약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범용 공정 이전의 배경으로는 천안·온양 사업장의 공간 확보 필요성이 꼽힌다. 국내 HBM 후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면서 기존 범용 공정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첨단 패키징 설비를 배치하려는 조치다. 첨단 패키징 역량은 국내에 집중하고, 범용 제품 후공정은 비용 경쟁력이 높은 해외로 이전하는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이전 일정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내 일부 라인의 베트남 이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원래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호남 신규 거점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가 주목된다. 첨단 패키징 공정이 배치될 경우 천안·온양과 함께 국내 첨단 후공정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의미를 갖는다. 반면 범용 공정이 들어설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중심의 범용 후공정 이전 전략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력사 생태계 역시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이전 과정에서 일부 협력사들에 동반 진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력사들은 인력 확보와 물류비 부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신규 거점 조성과 기존 생산기지 재편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협력사들의 투자 부담과 공급망 재정비 문제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신규 거점이 조성되더라도 협력사 생태계가 함께 구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정부와의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지방 투자와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역시 투자 결정은 기업의 판단 영역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정부 주도 논의를 거치며 호남 패키징 거점 구상의 방향성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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