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김광일 구속영장 청구 그 후…홈플러스 회생자금 막히자 MBK 책임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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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김광일 구속영장 청구 그 후…홈플러스 회생자금 막히자 MBK 책임론 재점화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6.1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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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마주 앉은 홈플러스·메리츠…DIP 금융 놓고 평행선
“김병주 보증 없이는 어렵다”…책임 공방의 중심 된 MBK
세일앤리스백 후유증도 재조명
롯데카드 매각에도 부담…MBK ‘대주주 리스크’ 확산
사모펀드 업계 전반 긴장…“동일선상 비교는 신중해야”
구속영장 기각에도 끝나지 않은 질문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자금 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책임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올 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수뇌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이번에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신규자금 조달 문제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법원은 지난 1월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와 관련해 김 회장 등 MBK·홈플러스 관계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다만 검찰 수사와 별개로 홈플러스 회생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신규 운영자금 확보 여부가 정상화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영장 기각으로 형사 리스크가 일단락된 것은 아니다”며 “회생 과정에서 MBK가 얼마만큼 책임을 질지가 향후 여론과 금융당국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회서 마주 앉은 홈플러스·메리츠…DIP 금융 놓고 평행선

업계에 따르면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메리츠금융그룹 주요 경영진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문제 해결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회생기업에 공급되는 신규 운영자금인 DIP 금융 지원 여부였다.

홈플러스 측은 부동산 담보를 보유한 메리츠가 회생 절차 유지를 위한 신규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 측은 기존 익스포저와 담보가치 하락, 법적 책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는 2024년 홈플러스에 약 1조3000억원을 대출하면서 홈플러스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확보했다. 그러나 이후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와 홈플러스 회생 신청이 맞물리면서 담보 가치에 대한 평가가 낮아졌고, 추가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전제 조건으로 MBK파트너스 본사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긴급 운영자금 규모가 2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1000억원 지원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주 보증 없이는 어렵다”…책임 공방의 중심 된 MBK

이번 회생자금 협상에서 핵심은 결국 MBK가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다. 메리츠는 추가 자금 지원에 앞서 MBK 본사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MBK는 보증 범위와 책임 수준을 두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브릿지론 협상 과정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메리츠 측은 MBK와 김병주 회장의 이행보증을 요구했지만, MBK는 김광일 부회장이 홈플러스 대표 자격으로 보증을 제공하는 수준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대표 개인 또는 회사 차원의 보증만으로는 채권자가 만족하기 어렵다”며 “최대주주가 실질적으로 책임을 지느냐가 협상의 본질”이라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MBK 책임론은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은 홈플러스 사태가 단순히 한 유통기업의 부실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협력업체, 입점상인, 지역 상권까지 영향을 미치는 민생 문제라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 점포 폐점과 고용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주주인 MBK가 정상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세일앤리스백 후유증도 재조명

MBK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활용한 세일 앤 리스백 방식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세일 앤 리스백은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해당 부동산을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료와 리스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MBK 인수 이후 주요 점포와 물류창고 등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영업 기반이 약화되고,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와 온라인 전환 경쟁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점포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 자체가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결과 기업의 장기 경쟁력이 약화됐다면 대주주의 경영 책임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카드 매각에도 부담…MBK ‘대주주 리스크’ 확산

홈플러스 사태는 MBK가 보유한 다른 투자자산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롯데카드다. MBK는 롯데카드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추진해 왔지만, 홈플러스 사태와 롯데카드 자체 리스크가 겹치며 매각 환경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카드는 금융회사인 만큼 새 주인이 등장할 경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한다.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로 MBK 수뇌부가 구속영장 청구까지 받았던 점, 롯데카드와 홈플러스 사이 거래 관계가 정치권과 금융권의 주목을 받은 점은 인수 후보자들에게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으로 롯데카드 매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MBK를 둘러싼 평판 리스크와 홈플러스 관련 잠재 손실이 가격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거래 종결 가능성과 사후 규제 리스크를 모두 따져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업계 전반 긴장…“동일선상 비교는 신중해야”

MBK 사태 이후 사모펀드 업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의 투자 이후 경영권 분쟁, 공정거래 이슈, 노동·고용 문제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사모펀드의 책임 경영을 둘러싼 논의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MBK 사례는 단기채권 발행과 기업회생 신청, 투자자 손실,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가 맞물린 사건”이라며 “다른 사모펀드 사례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구속영장 기각에도 끝나지 않은 질문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홈플러스 사태가 던진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사모펀드가 인수 기업의 자산을 활용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회생 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정상화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금융회사와 비금융 포트폴리오 사이 이해상충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가 남아 있다.

홈플러스 회생자금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점포 폐점과 협력업체 피해, 고용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MBK가 법적 책임과 별개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홈플러스 회생뿐 아니라 롯데카드 매각과 향후 사모펀드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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