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 이후 두 달 안 돼 6조원 넘게 늘어...은행권 관리 여력↓
증시 호조에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증가세
주택 거래 회복·규제 전 실행 수요에 주담대도 사상 최대 수준
은행권, 금리 우대 축소·모기지보험 제한 등 대출 관리 강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올해 초 감소세를 보였던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2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시 활황에 따른 신용대출 수요와 수도권 주택 거래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총량 관리 부담도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 18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646조1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45조1951억원과 비교하면 8241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 1분기 말까지만 해도 지난해 말보다 5조8688억원 적었지만, 4월 말 감소 폭이 5조2476억원으로 줄었고 지난달 말에는 1조5738억원까지 축소됐다. 이후 이달 중순 작년 말 수준을 넘어서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4월 말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월 말 639조9475억원에서 지난 18일 646조192억원으로 늘었다.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6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간 관리 여력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폭을 지난해 말 대비 4조3300억원 안팎에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증가분을 반영하면 남은 여력은 약 3조5000억원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한 요인 중 하나로는 신용대출이 꼽힌다.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3339억원으로, 4월 말 104조3413억원보다 약 4조원 증가했다.
'마통(마이너스통장)'이라 불리는 개인 신용한도대출 잔액도 4월 말 39조6675억원에서 지난달 말 41조4890억원, 지난 18일 42조7919억원으로 늘었다.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단기성 대출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4조535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1조1472억원 늘었다.
이는 수도권 주택 매매 거래가 늘었다는 점과 추가 대출 규제 가능성을 의식한 차주들이 대출 실행 시점을 앞당긴 점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주택 매매 계약 이후 실제 대출 실행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앞선 거래 증가분이 6월 대출 잔액에 반영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증가 속도가 빨라질수록 은행권의 선택지가 좁아진다는 점이다. 연간 관리 목표를 초과하는 은행은 다음 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설정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하반기 대출 영업에서 성장보다 총량 관리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실제로 은행권은 이미 대출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오는 3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일부 상품의 금리감면권을 0.5%포인트(p) 축소하기로 했다. 고정·변동금리 전세대출 금리감면권도 0.2%p 낮추고, 오는 23일부터는 신용대출 상품인 'i-ONE 직장인스마트론'의 자동 금리감면권도 0.3%p 줄인다.
아울러 농협은행도 앞서 대면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취급을 중단하고 주택담보대출 관련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 조치를 확대했다. 모기지보험 가입이 제한되면 차주의 대출 가능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 주택담보대출 관리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동시에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은행들이 금리 우대 축소, 대출 한도 조정, 일부 상품 취급 제한 등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보면 은행들이 연간 목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대출 성장보다 총량 관리와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는 움직임이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