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조 AI 레퍼런스 확보 기대···B2B 사업 확대 발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그룹이 전사적인 AI 전환(AX)에 속도를 내면서 그룹 내 삼성SDS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단순 시스템통합(SI) 계열사를 넘어 그룹 전체에 생성형 AI를 공급하고 제조 AX 플랫폼을 구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달부터 사내 생성형 AI 활용을 본격 허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5월 임직원이 업무용 소스코드를 생성형 AI에 입력하면서 핵심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자 챗GPT 등 외부 AI 서비스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약 3년 만에 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AX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노태문 DX부문장 사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AI 전환과 업무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글로벌 AI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자체 AI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외부 최고 수준의 AI를 적극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는 그룹사 내 생성형 AI 커스텀과 유통을 담당하는 리셀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I 리셀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이나 인프라를 구매해, 기업의 입맛에 맞게 이를 재가공하거나 유통·관리해 주는 중간 비즈니스 파트너를 말한다.
특히 삼성이 특정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글로벌 AI 모델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오픈AI와 삼성전자의 협력 가능성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 그룹 내부에서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AI 모델을 사업부의 상황에 맞게 변경 적용할 예정이다.
그간 삼성SDS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물류BPO 사업으로, 순수 IT 역량 중심의 사업 매출은 전체의 50% 내외였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캡티브 마켓을 두고도 IT 사업 매출은 경쟁사인 LG CNS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 그룹사의 AX를 회사가 주도적으로 맡게 되면 IT 부문 매출단이 큰 성장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 AX 소프트웨어 구축에서 삼성전자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최근 노사갈등으로 인해 인력 관리가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리스크로 떠오르면서,제조AX 속도가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설비에서 발생하는 센서 데이터를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사적자원관리(ERP), 공급망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등과 연결해 하나의 데이터 플랫폼으로 통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는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넥스플랜트(Nexplant)'를 기반으로 공장 데이터를 수집·가공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조라인의 AX를 성공적으로 이끌게 되면 그것 만으로도 삼성SDS는 시장에서 강력한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캡티브 마켓에서 벗어나 B2B로의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재용 회장 체제 2.0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파격 인사를 단행하는 등 공세적 경영 기조가 자리잡았는데, 전사적 AX는 이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면서 "단발성으로 끝나는 DX(디지털전환) 작업과 달리 AX는 지속적인 운영과 사후관리가 필요한 만큼 삼성SDS의 반복 매출 창출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