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화합·거버넌스 안정...시장선 매수 주체에 주목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지난한 경영권 분쟁 와중 마지막까지 상속 지분을 매각하지 않던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한미약품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미사이언스 지배력을 두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오너일가(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가 대립각을 가시화하는 가운데 임 대표의 지분 향배가 양자의 분쟁을 재격화하는 단초가 될 지 이목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6월 29일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170만9788주(지분율 2.50%)를 나우아이비 22호 펀드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른 매매대금은 820억6982만4000원이다. 이에 따라 임 대표의 지분은 5.09%에서 2.59%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거래 목적은 '현금 유동성 확보'다.
2024년 경영권 분쟁 촉발 이후 이합집산을 반복하던 끝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과 오너 일가 측으로 전선이 최종 정리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지분을 수호하던 임 대표가 지분을 정리하면서 주도권의 향배에 눈길이 쏠린다. 사실상 모녀(송 회장, 임 부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나우아이비 측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극적인 모자 화해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임 대표는 2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아버지인 고 임성기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가장 진정성 있게 계속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불필요한 논란이 사라지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가족 간의 화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임 대표는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 누님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한미를 한미답게' 키워가고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식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투자업계는 이번 지분 매각의 실질적 배경과 매수 주체에 주목하고 있다. 임 대표는 경영권 분쟁 이후 상속세 부담 등 유동성 압박 속에서도 지분을 지키며 단독 전선을 유지해 온 인물이어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을 비롯한 창업주 가족 및 우호지분 약 31.05%, 신 회장 측 29.83%,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가 9.8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임 대표의 결단으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분석이지만, 지난해 FI 스윙보터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진 전례를 감안하면 속단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 입장문에서 거버넌스 안착과 가족 화합을 내세웠지만, 분쟁의 중심에 있던 오너가가 지분을 매각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향후 한미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임을 시사한다"며 "정확한 매수 주체와 계약 조건이 확인돼야 지분 매각의 의미가 구체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