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기후리스크까지 '숫자'로 관리...충당금 영향도 선제 계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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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기후리스크까지 '숫자'로 관리...충당금 영향도 선제 계량화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07.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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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배출량 5708만tCO₂eq 산정...전체 자산 674.6조원 중 288.2조원 대상
측정 자산 3% 늘었지만 직접배출(Scope 1·2) 17.2%·탄소집약도 19.6%↓
기후 스트레스테스트로 충당금 영향 측정...전환 리스크 2050년 390%↑
물리적 리스크는 무정책 시나리오서 최대 657%↑...서울·경기 영향 가장 커
하나금융 "무조건적 여신 축소 아닌 실질적 저탄소 전환 지원"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녹색경제신문]
하나금융그룹 전경. [사진=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기후변화가 그룹 재무에 미칠 영향을 '충당금'이라는 구체적 수치로까지 환산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대응을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계량 지표로 끌어올려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금융배출량과 탄소집약도, 기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을 공개하고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체화했다.

먼저 하나금융은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방법론에 따라 그룹 전체 보유자산 674.6조원 가운데 43%에 해당하는 288.2조원을 대상으로 금융배출량을 산정했다. 금융배출량이란 금융사가 대출·투자한 기업이 내뿜는 온실가스를, 자금을 공급한 금융사의 몫으로 환산한 개념이다. 그 결과 지난해 금융배출량은 5708만tCO₂eq으로 집계됐다. tCO₂eq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타내는 단위로, 여러 종류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톤 수를 뜻한다.

이 배출량은 배출 경로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대출·투자처가 공장 가동이나 전기 사용 등으로 직접 내뿜는 배출(Scope 1·2)이 2215만tCO₂eq, 협력사와 공급망 등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배출(Scope 3)이 3493만tCO₂eq이었다.

주목할 대목은 측정 대상 자산이 늘었음에도 배출량은 줄었다는 점이다. 측정 자산 범위는 전년 대비 3% 확대됐지만, 직접배출(Scope 1·2)은 2024년 2676만tCO₂eq에서 2025년 2215만tCO₂eq으로 약 17.2% 감소했다. 자산 1단위당 배출량이자 '얼마나 탄소를 적게 배출하며 자산을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탄소집약도 역시 같은 기간 19.6% 낮아졌다. 자산 규모를 키우면서도 탄소 배출은 줄이는 흐름이 일부 확인된 셈이다.

하나금융은 여기서 나아가 기후 리스크가 실제 재무에 미칠 영향을 스트레스테스트로 계량화했다.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제시한 시나리오를 적용해, 기후 대응 경로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추정한 것이다. 충당금은 금융사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자금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뜻이다.

분석 결과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이행하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전환 리스크에 따른 충당금은 2050년 39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 리스크는 사회가 탄소를 급하게 줄이는 과정에서 고탄소 기업이 타격을 받고, 여기에 자금을 댄 금융사까지 위험해지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홍수·태풍 등 자연재해로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대출이 부실해지는 물리적 리스크는 각국이 감축에 나서지 않는 '무정책' 시나리오에서 가장 커, 2050년 충당금이 최소 360%(탄소중립)에서 최대 657%(무정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은 두 리스크 모두 서울과 경기도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이는 해당 지역에 그룹의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하나금융이 이와 같은 리스크를 감축 목표와 실행 전략으로도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2022년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승인을 받아 사업장 온실가스(Scope 1·2)를 2020년 대비 2030년까지 42%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발전·철강·시멘트 등 다배출 업종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2.8% 감축할 계획이다.

녹색·전환금융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ESG 여신 25조원, ESG 채권 25조원, ESG 투자 10조원 등 총 60조원 규모의 ESG 금융을 공급하는 '2030&60' 목표를 추진 중이며, 지난해 기준 49.8조원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6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기도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본 방향은 무조건적인 여신 축소가 아니라, 실질적인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리스크 분석 결과를 '충당금 증가율' 형태로 계량화한 것은 단순히 현재의 예상 손실을 의미하기보다 미래 기후 정책과 탄소가격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받을 수 있는 재무영향을 투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맞춰 리스크 대응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탄소 산업 관리 방향에 대해 "지난해 12월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를 개정해 고탄소 관리업종을 대상으로 탄소집약도 기준의 목표를 추가로 수립했고, 이를 근거로 하나은행은 ESG금융 관리업종 세분화와 녹색·전환금융 프로세스를 통해 관리체계를 고도화했다"며 "탄소감축 계획과 전환 전략을 갖춘 친환경 자금용도에는 금융을 지원하되, 전환 의지가 부족하거나 기후리스크가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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