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0.5% 꼴찌 코빗, 미래에셋이 1334억 베팅한 이유…STO·RWA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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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0.5% 꼴찌 코빗, 미래에셋이 1334억 베팅한 이유…STO·RWA가 답이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7.13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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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C·SK플래닛 보유 지분 92.06% 전량 매입·1334억원…5개월 만에 공정위 관문 통과
소매 경쟁 포기하고 기관·STO 시장 노린다…미래에셋 내부통제·코빗 인프라 결합이 승부수
미래에셋·코빗 로고.
미래에셋·코빗 로고.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시장 점유율 0.5%. 업비트(69%)·빗썸(28%)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없다시피 한 거래소에 미래에셋그룹이 1334억원을 베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경쟁 제한 효과를 일으키기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코빗이다. 그런데 미래에셋은 왜 이 거래소를 골랐을까.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주식 92.06% 취득 건에 대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지난 2월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지분을 약 133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 만에 핵심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NXC와 2대 주주 SK플래닛이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구조다. 이번 인수는 전통 금융그룹 계열사가 국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미래에셋이 코빗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의 코빗이 아니라 앞으로의 코빗 때문이다. 현재 코빗의 시장 점유율은 0.5%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동성이 낮은 코빗은 업비트·빗썸의 압도적 지배력에 밀려 사실상 틈새 거래소로 전락해 있다. 수수료 수익으로 경쟁하는 소매 시장에서 코빗의 반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래에셋도 이를 안다. 미래에셋이 코빗에 베팅한 건 소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아니라 제도화 이후 열릴 기관·법인 시장이다.

핵심은 STO(토큰증권)와 RWA(실물연계자산)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도화가 완료되면 기업이 토큰 형태로 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시장이 열린다.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순한 거래 볼륨이 아니라 내부통제·커스터디·리스크관리 체계다. 개인투자자 수수료로 먹고사는 업비트·빗썸과 달리, 미래에셋 품에 안긴 코빗은 제도권 금융기관 수준의 내부통제를 이식받아 기관·법인 고객을 겨냥한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자산운용의 기관 고객 네트워크와 코빗의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가 결합하면 코빗이 소매 거래소가 아닌 기관 전용 디지털자산 허브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게 미래에셋의 계산이다.

글로벌 전략도 맞물려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6월 홍콩에서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Mirae Asset Portfolio Service)를 선보였다. MAPS가 해외 기반의 전통·디지털자산 통합 플랫폼이라면, 코빗은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 인프라 역할을 맡는다. 박현주 미래에셋 GSO가 제시한 '미래에셋 3.0' 전략의 두 축이 완성되는 구조다. 스테이블코인·커스터디·RWA·디지털 결제·보관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는 로드맵도 이 그림 위에 놓인다.

코빗 입장에서 이번 인수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했다. 점유율 0.5%의 거래소가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업비트·빗썸의 지배력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소매 경쟁은 승산이 없었다. 미래에셋의 자본력과 기관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소매에서 기관으로 타깃을 전환하는 것이 코빗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경로였다.

다만 이 그림이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공정위 승인은 경쟁법상 심사 결과일 뿐, 증권·가상자산 통합 서비스 출시나 STO 사업화 여부는 금융규제 당국의 판단에 달려있다. 코빗 시장점유율이 워낙 낮아 기관 고객을 끌어들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코빗의 시너지는 법인·기관 수요 확보와 관련 제도 정비 속도에 달려있다"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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