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7% 인상…금융권, 외주비용보다 ‘자영업자 부실’이 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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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3.7% 인상…금융권, 외주비용보다 ‘자영업자 부실’이 더 부담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7.1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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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간당 1만700원…월급 기준 7만9420원 올라
콜센터·경비·청소 용역비 상승…AI 전환 빨라질 가능성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확대…저축은행·카드·캐피털 건전성 ‘경고등’
류기정 사용자위원 발언 듣는 류기섭 근로자위원(세종=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14 dwise@yna.co.kr
류기정 사용자위원 발언 듣는 류기섭 근로자위원(세종=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7.14 dwise@yna.co.kr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되면서 금융권도 손익과 여신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은행과 보험사 정규직 인건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콜센터와 경비·청소 등 외주 용역비가 오르고 자영업자 차주의 상환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2027년도 최저임금안을 올해 1만320원보다 380원 오른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한 월 환산액은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9420원 늘어난다.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조사 방식에 따라 66만명에서 297만8000명으로 추산됐다.

 

금융사 본체보다 콜센터·용역업체에 비용 집중

금융권의 1차 영향은 금융회사 정규직보다 콜센터 상담원과 경비·청소·시설관리 등 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을 받는 외주 인력에 집중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수준의 근로자 1명을 월 209시간 고용한다고 가정하면 사업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기본급은 연간 95만3040원이다. 인력 1000명 기준으로는 약 9억5300만원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퇴직금 등 법정 비용까지 반영하면 실제 용역비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은행권은 고객상담 업무를 자회사나 외부 업체에 맡기는 비중이 높다. 2024년 기준 5대 은행 콜센터 인력의 80~90%가 자회사 또는 용역회사 소속으로 운영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KB국민은행의 콜센터 상담 인력은 945명, 연간 외주 용역비는 544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금융회사들이 내년도 용역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해 계약단가를 올리거나, 상담 인력과 운영시간을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순 문의를 챗봇과 음성 인공지능으로 전환하는 ‘AI 컨택센터’ 투자도 빨라질 수 있다.

KDI는 사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할 때 곧바로 고용을 줄이기보다 가격을 올리거나 근로시간·수당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지만,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더 큰 위험은 자영업자 대출…2금융권 직격탄

금융권이 더욱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이다. 외식·숙박·도소매업처럼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은 최저임금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영업이익과 원리금 상환 여력이 동시에 줄어들 수 있다.

이미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악화한 상태다. 올해 1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2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1.86%에서 2.04%로 올라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충격은 취약 차주 비중이 높은 2금융권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12.79%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와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3.98%까지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

최저임금 인상이 3.7%에 그쳐 두 자릿수 인상 때와 같은 급격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대료와 원재료비, 이자 비용까지 오른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추가되면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담보와 신용도가 양호한 차주 비중이 높아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털사는 음식점과 소매업 등 최저임금 민감 업종에 대한 대출 심사와 충당금 적립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카드 소비에는 긍정적…‘소득 증가 효과’는 제한적

반대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이 늘면 카드 이용액과 소액 예·적금, 보험료 납부 여력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최대 297만800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소비 여력 확대는 카드업계와 내수 금융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사업주가 상품 가격을 올리거나 근로시간을 줄일 경우 실질소득 증가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 확대와 근로자의 소득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만큼 금융업권별 영향도 엇갈릴 전망이다.

은행과 보험사는 외주 용역비 증가와 AI 전환 비용이 주요 변수가 되는 반면, 카드사는 소비 증가 효과와 가맹점·개인사업자 부실 위험을 함께 떠안게 된다.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는 직접적인 비용 상승보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 변화가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금융권에 던진 핵심 과제는 인건비 관리가 아니라 차주 선별이다. 내년부터 금융회사들이 자영업자의 매출뿐 아니라 종업원 수와 인건비 비중, 가격 전가 능력까지 대출 심사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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