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은 지난해 순익 312억원
박대순 이사장, 국토부 첨단물류과장 출신
“돈 버는 조직에 조합원 환원 요구해야” 지적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조합비 인상 논란이 개인택시 업계의 재정 구조 문제로 번지고 있다. 서울조합 조합원들은 “왜 조합은 돈을 벌지 못하고 조합비만 올리느냐”고 반발하고 있지만, 업계 구조를 들여다보면 수익을 내는 조직은 서울조합이 아니라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의 2025년 경영현황에 따르면 공제조합의 자산총계는 4503억원, 운용자산은 4275억원이다. 경과분담금은 3649억원, 공제영업이익은 257억원, 투자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312억원이다. 현금 및 예치금만 4002억원에 달한다.
반면 서울개인택시조합은 5만명에 가까운 조합원을 거느린 조직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업권 보호와 회원 관리, 복지·조직 운영 중심의 단체다. 수익성 금융사업이나 사고보상 공제사업은 전국 단위 공제조합으로 분리돼 있다. 서울조합이 조합비 인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배경이다.
최근 서울조합은 조합비를 월 9000원 올리는 안을 대의원회에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조합원 4만7000여명 기준 연 51억원대 추가 부담이다. 조합원들은 “신규 가입비 인하에 따른 부족분은 연 18억원 수준인데 왜 51억원을 더 걷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비조합원 증가와 복지회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합비 인상은 조합 기반을 더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서울시에만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 단체는 서울시에 특별감사와 임원 개선 명령을 청원했지만, 실제로 개인택시업계에서 분담금을 모아 수익을 내는 핵심 금융성 조직은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이다. 4500억원대 자산을 운용하고 연 300억원대 순이익을 내는 조직이 조합원 복지와 업권 보호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제조합의 현 이사장은 박대순 전 국토교통부 공무원이다. 취재 결과 박 이사장은 2024년 9월 공제조합 이사장에 취임했다. 박 이사장은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장,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공제조합에는 공제사업을 심의·의결하고 업무집행을 감독하는 운영위원회가 설치되며, 연합회가 공제사업을 하는 경우 시·도 조합대표를 포함해 35명 이내로 구성된다.
금융권에서는 개인택시업계가 서울조합의 조합비 인상 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제조합의 수익 환원 구조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고보상 기능에 머무는 공제조합이 아니라 조합원 복지, 차량 금융, 불법 영업 대응, 고령 기사 안전 지원 등으로 공제 수익 일부를 환원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교직원공제회나 건설 관련 공제조합은 회원 납입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고 이를 회원 서비스로 되돌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개인택시공제조합도 이미 상당한 자산과 수익을 내고 있다면 조합원들이 서울조합에만 부담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공제조합의 환원 정책과 지배구조를 함께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조합비 논란은 단순히 월 9000원의 문제가 아니다. 돈을 걷는 조직, 돈을 버는 조직, 조합원에게 돌려주는 조직이 각각 따로 움직이는 구조가 불신의 핵심이다. 서울시 특별감사와 함께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의 수익 환원, 이사장 선임 구조, 운영위원회 책임, 공시 투명성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