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여도 5대 은행 가계대출 3.8조↑...연간 총량목표 이미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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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문턱 높여도 5대 은행 가계대출 3.8조↑...연간 총량목표 이미 초과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6.08.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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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기준 가계대출 778.8조...석 달 연속 4조원 안팎 증가
주담대 2.3조 늘며 증가분 59.7% 차지...11개월 만에 최대폭
마통 44.5조로 약 4년 만에 최대...증시 급락한 25~30일 1.75조↑
정책성 대출 제외 올해 증가액, 연간 목표치 1조원 넘게 웃돌아
요구불예금 52.4조↓·정기예금 24.9조↑...은행권 수신 흐름도 엇갈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한도를 낮추고 대출모집인 채널 접수와 모기지보험 가입을 잇달아 제한했음에도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달 가계대출이 3조8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증가폭은 1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정책성 대출을 뺀 가계대출 증가액마저 연간 총량관리 목표를 이미 넘어선 만큼 은행권의 하반기 대출 관리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5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7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74조9608억원)보다 3조8261억원 증가한 규모다. 증가폭은 전월(4조1378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5월(3조5269억원)에 이어 석 달 연속 4조원 안팎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증가세의 중심은 주담대였다. 주담대 잔액은 617조4287억원으로 한 달 새 2조2831억원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59.7%를 차지했다. 월간 증가폭은 5월 1조1437억원, 6월 1조7576억원, 지난달 2조2831억원으로 두 달 연속 확대됐으며 지난해 8월(3조7012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였는데도 주담대 증가 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 주담대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절반 낮췄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모기지보험 가입을 제한하는 등 취급을 조였다. 금융권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와 주택 매수 자금 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도 연초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목표치를 1조원 넘게 웃돌았다. 

증시 투자 수요와 맞물린 마이너스통장(이하 마통)도 불어났다.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44조4669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1857억원 증가했다. 2022년 8월(44조7699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월간 증가폭은 5월(1조8579억원)과 6월(1조8329억원)보다 줄었지만 석 달 연속 1조원대를 이어갔다.

월중 흐름을 보면 급여일이 몰린 지난달 17~24일 마통 잔액은 1조4416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증시가 급락한 25~30일에는 다시 1조7501억원 급증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코스피가 5200선까지 밀려나자 저가매수를 노린 수요로 마통 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마통을 포함한 전체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10조484억원으로 한 달 새 1조3780억원 늘었다. 2023년 3월(111조2019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증가폭은 전월(2조1550억원)보다 축소됐다. 설정된 마통 한도 가운데 실제 사용한 금액의 비율인 마통 소진율은 46.1%로 집계됐다.

대출이 증가한 사이 은행 계좌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은 대거 빠져나갔다.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69조8635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52조4293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 합산 통계가 집계된 2019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하루 평균 약 1조7000억원씩 줄어든 셈이다. 업계는 요구불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정기예금에는 25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349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4조9492억원 증가했다. 2022년 10월(47조7231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수신 확보를 위해 연 3%대 정기예금 상품을 잇달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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