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11일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에 안착했다. 작년 10월 2일(1,400.0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고용 부진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에 쏠린다. 12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다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8.8원에 출발해 장중 1412원대까지 내렸다. 이후 낙폭을 일부 되돌리며 오후 4시께 1417원대에서 거래됐다. 은행권 고시 환율은 1415원 안팎을 기록했다.
美 고용 부진에 달러 약세…원화 강세 이어져
최근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은 미국 고용시장 둔화다.
7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고용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 금리와 달러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고용이 강하면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임금과 소비가 늘면서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고용이 부진하면 경기와 물가 압력이 약해질 수 있다.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한다. 미국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면 달러 수요도 약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40원대에서 1410원대로 빠르게 떨어진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있다.
외국인 국내 주식 매수도 원화 강세 뒷받침
국내 증시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려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한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 원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 하락 요인이 된다.
이날 코스피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
이제 변수는 美 CPI…1400원 초반 vs 1420~1430원
앞으로 환율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다.
고용에 이어 물가까지 둔화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더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달러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20~1430원대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당분간 환율은 미국 고용과 물가가 얼마나 둔화하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고용에 이어 물가까지 식으면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물가가 다시 강해지면 환율 하락세가 주춤할 수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CPI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해 달러가 오르면, 달러·원 환율 역시 같이 오를 우려가 있다" 면서 "하지만 반대의 경우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서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