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순영업이익 1312억원으로 77% 늘었지만 사업부 기준 충당금 1221억원 반영
해외 부동산 감정가 하락 등에 선제적 충당금 적립...대출자산 건전성 관리가 하반기 과제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하나증권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IB 영업수익 자체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충당금 부담이 확대되면서 세전손실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커졌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자산 등에 대한 보수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신용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IB 외형 성장과 함께 기존 투자자산의 건전성을 개선해 늘어난 영업수익을 실제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58억원 대비 약 156.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345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188억원보다 190.6% 늘었다.
전체 실적 개선은 자산관리(WM) 부문이 주도했다. WM 부문의 상반기 순영업이익은 4217억원, 세전이익은 1871억원을 기록했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도 2190억원의 순영업이익과 1564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두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IB 부문은 외형 성장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IB 부문 순영업이익은 1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740억원보다 77.4% 증가했다. 기업금융 영업 자체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판매비와관리비 528억원과 사업부 성과평가 기준 충당금전입액 1221억원이 반영되면서 세전손실은 4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IB 부문의 세전손실은 279억원이었다. 순영업이익이 572억원 늘었음에도 적자 폭은 오히려 약 157억원 확대된 셈이다. 같은 기간 IB 부문에 배분된 충당금전입액은 534억원에서 1221억원으로 128.5% 급증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충당금 증가 배경에 대해 “해외 부동산 투자의 감정평가 하락 등을 반영해 연말 대비 선제적으로 평가하고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WM·IB·S&T 등 영업부문의 전체 충당금 규모는 환입액 등을 반영해 연결 기준 약 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더불어 대출채권이 늘면서 손실충당금 규모도 커졌다. 대출채권 손실충당금은 지난해 말 269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076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특히 신용이 손상된 대출채권에 설정된 손실충당금은 같은 기간 1885억원에서 2323억원으로 23.2% 늘었다. 전체 대출채권 손실충당금에서 신용손상 대출 관련 충당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70.0%에서 75.5%로 상승했다.
과거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투자자산의 정상화 여부도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하나증권이 투자한 대구MBC부지복합개발PFV의 최근 재무제표상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289억원, 시빅센터PFV는 -203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도원동산개발과 대영네트웍스 등 일부 관계기업 역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상당수 사업은 이미 하나증권이 보유한 투자 장부금액이 0원까지 낮아지면서 추가적인 지분법손실 인식이 중단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하나증권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규 IB 영업 확대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을 비롯한 기존 투자자산에서 추가 신용비용 발생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본PF 중·후순위 익스포저 역시 자기자본 대비 10.2%로 종투사 평균(6.6%)을 웃돈다. 전체 부동산 익스포저의 약 48%가 해외 자산에 집중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은 40.5%로 종투사 평균(15.8%)의 두 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026년 3월 말 기준 하나증권의 국내외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는 약 5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84.6%에 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평균인 57.5%를 웃돈다"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자산 구성상 국내외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