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상환 순연 때도 별도 안내…‘사후 통보’ 중심서 위험 발생 전 안내로 전환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고위험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Knock-In) 배리어에 근접할 경우 투자자에게 미리 알리는 조기경보제 도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고객 안내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낙인 배리어를 실제로 하회하거나 조기상환이 순연되는 등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경보제가 시행되면 낙인이 발생하기 전 위험 단계에서도 투자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안내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는 현재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 배리어를 하회할 경우 투자자에게 별도의 문자로 안내하고 있다. 조기상환이 순연되는 경우에도 별도 문자 안내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방향에 맞춰 낙인 배리어에 근접했을 때 투자자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산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실제 낙인 발생 이후 투자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낙인 가능성이 커지는 단계에서 투자자에게 위험 신호를 제공하는 체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역시 낙인 발생 등 투자자에게 중요한 변동이 발생했을 때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순연되는 경우에도 투자자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있다.
이 증권사는 현재 공모 파생결합증권이 만기 이전 최초로 원금손실 조건인 낙인에 해당하면 낙인 발생 사실과 함께 기초자산 가격, 자동조기상환 및 만기상환 조건, 중도상환 관련 사항, 공정가액 등을 투자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환이 순연된 경우에도 관련 내용을 통지하며, 발행회사의 신용등급 하락 등 주요 사항도 관련 기준에 따라 알리고 있다.
통지 방식도 투자자가 사전에 지정한 서신이나 전화, 전자우편 등 전자통신 방식을 활용한다. 또 공정가액과 기초자산 가격 정보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 배리어에 근접하는 단계에서 별도의 사전 경보를 제공하는 체계는 아니다. 실제로 최초 낙인 조건에 해당하는 시점에 안내하는 구조다.
해당 증권사는 향후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조기경보제가 도입되면 기존 낙인 발생 이후 안내에 더해 낙인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근접 단계에서도 투자자가 사전에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세부 기준이 확정되면 관련 전산시스템과 고객 안내 절차에도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조기경보제가 도입되면 투자자는 실제 낙인이 발생하기 전에 해당 ELS를 계속 보유할지, 중도상환할지 등을 검토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사후 통지와 달리 투자자에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ELS 투자자 보호 강화와 맞물려 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낙인 배리어를 하회하면 만기 때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투자자가 상품의 위험 수준을 적시에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존 투자자 안내는 낙인이 실제 발생하거나 조기상환이 순연되는 등 일정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투자자가 자신의 상품이 손실 위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조기경보제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다.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 배리어에 일정 수준까지 근접하면 투자자에게 이를 알림으로써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상품 위험도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발표한 ‘금융투자 부문 감독·검사 방향’에서 올해 금융투자 부문 감독·검사의 최우선 목표로 ‘사전예방적 투자자 보호’를 제시했다. 특히 과거 불완전판매 등으로 발생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ELS 등 파생결합증권과 펀드에 대해 ‘상품 생애주기별’ 감독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증권의 상품 설계 단계부터 기초자산의 과도한 변동성과 특정 기초자산에 대한 쏠림 등을 고려하고, 내부심사 과정에서 투자자 위험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한 뒤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 재정립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시점의 설명 의무를 넘어 상품이 판매된 이후 위험이 커지는 과정까지 투자자 보호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조기경보제의 핵심은 ‘낙인 발생 후 안내’에서 ‘낙인 발생 전 위험 신호 안내’로 투자자 보호의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를 위해 고객 안내 기준을 새로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가격 변동을 모니터링하고 대상 계좌를 선별해 안내하는 전산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낙인이 발생한 뒤 알려주는 것과 낙인 가능성이 높아지는 단계에서 미리 알려주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차이가 크다”며 “특히 ELS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라 투자위험이 계속 달라지는 상품인 만큼 위험 수준이 높아지는 시점에 투자자가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기경보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단순히 문자 한 통을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떤 가격 수준을 위험 단계로 볼 것인지, 어떤 정보를 함께 제공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증권사별 전산시스템과 고객 안내 절차를 제도 취지에 맞게 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후 기자 kswho9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