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부통제 관련 과태료 6000만원 전액 면제…금전적 제재 부담 일부 해소
준법지원·운영리스크 조직 신설 이어 올해 운영리스크관리부 격상…통제체계 재정비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1300억원대 운용손실의 발단이 됐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재개하면서 사고 이후 구축한 내부통제 체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손질한 데 이어 중단했던 LP 사업까지 정상화한 만큼 강화된 위험관리 장치가 실제 영업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2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ETF LP 업무를 재개했다. 회사는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도 국민연금 거래와 ETF LP 재개, 발행어음 시장 진출 등을 수익원 다변화의 주요 축으로 제시했다.
ETF LP는 시장에서 ETF의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거래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ETF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물과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거래도 함께 수반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포지션과 거래 규모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거래 한도 설정과 주문 승인·보고, 회계처리, 위험관리 체계가 적시에 작동하는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의 LP 업무 재개가 주목받는 것은 2024년 대규모 운용손실이 해당 업무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한투자증권 LP 부서는 2024년 8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ETF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를 진행하다 1300억원대 손실을 냈다. 손실 발생 이후 이를 스왑거래로 허위 등록한 사실까지 내부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회사는 이후 해당 사실을 감독당국에 신고하고 LP 업무를 중단했다.
사고 이후 진행된 금융당국의 검사에서는 해당 거래뿐 아니라 파생상품 업무 전반의 내부통제 미비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5월 신한투자증권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제재 사유에는 파생상품업무책임자 지정 의무 위반과 장외파생상품 매매 승인절차 위반,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위험부담한도 관리의무 위반 등이 포함됐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전직 임원에게도 주의적경고 상당의 퇴직자 위법·부당사항이 통보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사고 이후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대폭 손질했다. 2024년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해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추가했고, 2025년 조직개편에서는 재무관리 조직을 본부로 격상해 전사 회계관리를 통합했다.
프로세스혁신본부와 준법지원팀, 운영리스크관리팀도 신설했다. 준법지원팀은 영업 현장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운영리스크관리팀은 전사 단위의 운영위험을 관리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운영리스크관리팀을 부서로 격상하는 등 관련 조직의 위상도 높였다.
회사 차원의 통제 방향도 사후 점검에서 사전 예방으로 무게가 이동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업무 프로세스를 원점에서 재설계하고 AI·IT 기술을 활용한 사전적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정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과거 사고에서 거래 목적을 벗어난 선물 매매뿐 아니라 손실을 허위 거래로 등록하는 과정까지 내부 통제망을 통과했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향후에는 거래 단계에서 위험한도 초과나 비정상 거래를 얼마나 빠르게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느냐가 통제체계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LP 업무 재개는 단순한 수익원 회복을 넘어 시장조성 기능과 기관·운용사 영업 기반을 정상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 2024년 사고 직후 일부 상장 공모펀드의 LP 참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관련 사업 전반에 영향을 받은 만큼, 이번 재개는 훼손된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ETF LP 업무 재개 이후 기존체계와 달라진 점에 대해 “최초 주문은 유관부서 3곳의 3차 승인을 모두 거쳐야 가능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며 “주문한도 역시 현업 부서가 아닌 리스크관리부에서 직접 설정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문한도를 초과할 경우 주문시스템에서 신규 주문이 자동으로 거부되며, 관리시스템을 통해 장전·장중·장 마감 시점마다 한도 초과 여부에 대한 알림이 자동 발송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