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시의 거래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상반기 코스피 급등과 함께 50조원을 웃돌았던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 들어 20조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전 최저치였던 지난 8월 25조8460억원보다 5조7976억원(22.4%) 감소했다. 올해 1월 27조561억원과 비교해도 7조원가량 적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난 5월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고 6월에도 50조3471억원에 달했다. 불과 석 달 만에 거래 규모가 60%가량 줄어든 셈이다.
거래 열기가 꺾인 시점은 코스피가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선 7월과 맞물린다.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종가 기준 9110선까지 올라선 이후 7월 급락장을 거치며 한때 5500선까지 밀렸다. 이후 반등에 나섰지만 8월에는 대체로 6200~6800선에서 움직이며 종가 기준 70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9월 들어서도 반등 동력은 뚜렷하지 않다. 글로벌 주요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다.
특히 코스닥의 유동성 위축이 두드러진다. 이달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9929억원으로 5조원 아래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 7조5476억원과 비교하면 2조5547억원(33.9%) 적은 수준이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4조9122억원에서 5월 15조5661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6월부터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거래대금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7월 6조원대로 급감한 뒤 이달에는 5조원선마저 무너졌다.
증시 주변자금에서도 투자심리 둔화가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월 말 121조6339억원에서 8월 말 99조7044억원으로 두 달 만에 21조9295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정기예금은 55조원 넘게 증가했다.
거래대금 회복 여부는 결국 코스피가 현재의 박스권을 벗어나 추세적인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거래대금과 예탁금이 동시에 줄어든 상황에서는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상반기와 같은 강한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지수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대금과 예탁금까지 감소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증시가 다시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기 전까지는 거래 활성화 역시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