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임기 동시 만료 국면…"마지막 기회"라던 2026년 절반이 아쉬움으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은행이 이달 말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은행장 후보 관련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진완 행장이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진완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공교롭게도 이환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까지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동시에 끝난다. 우리은행은 통상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구성원들이 모여 차기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 선정 절차를 논의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이달 말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의 자추위가 추천한 은행장 후보에 대해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 요건 적합 여부를 심사해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 확정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이 완료되는 구조다.
문제는 실적이다. 정진완 행장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1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줄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8.5% 늘었고, KB국민은행(2조2254억원)과 하나은행(2조1211억원)도 각각 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1조원을 넘어섰고, 3대 시중은행과의 격차도 일제히 확대됐다. 반면 순이익 규모가 가장 작았던 농협은행(1조1629억원, -2.1%)과의 격차는 오히려 좁혀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는 정진완 행장 스스로 내걸었던 목표와 정반대되는 결과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6년을 "경쟁 은행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상반기 성적표는 격차 축소가 아닌 확대로 나타났다. 특히 그룹 전체 순이익이 3분기 만에 '1조 클럽'을 회복하며 개선된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순이익만 뒷걸음질 쳤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으로 꼽힌다. 통상 임원인사가 임기 종료 전에 확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 행장이 받아들 수 있는 성적표는 이제 3분기 실적 발표 한 번만 남은 셈이다.
다만 반전 카드가 없는 건 아니다. 정 행장은 취임 이후 부당대출·직원횡령 등으로 흔들렸던 내부통제 문제를 수습하는 데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 건전성 관리에도 공을 들여,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024년 말 13.1%에서 올해 6월 말 15.3%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기업금융 확대 전략도 뚜렷하다. 상반기 원화대출금 308조5000억원 중 기업대출이 154조3000억원으로 절반에 육박하는데, 이 중 대기업대출이 2024년 말 29조6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38조4000억원까지 늘어나며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3분기에는 유휴 부동산 매각이익 반영에 따른 실적 반등 기대감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7월 우리은행의 은행자체등급(VR)을 'A-'에서 'A'로 상향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 행장이 내부통제 문제를 수습한 공은 인정받을 수 있지만, 2년째 이어지는 순이익 하락세가 연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지난 7월 22일 발표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도 변수로 꼽힌다. CEO의 이사회 '참호 구축'을 차단하고 연임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이 개편안은 연말 5대 시중은행장 연임 심사에도 반영될 예정이어서, 정 행장을 포함한 은행장 인선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임원추천위원회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우리은행장 인선 절차에서, 정진완 행장이 3분기 실적 반등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내부통제와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는 확실한 개선을 보여준 만큼 정 행장의 성과를 순이익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은행장 연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수익성과 성장성은 핵심 지표인 만큼 2년 연속 순이익 감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3분기 실적에서 수익성 반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와 함께 지주 차원에서 정 행장의 내부통제 개선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연임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