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총수일가, 채권 '돌려막기' 의혹으로 형사 고소당해··· 피해자들 "책임 밝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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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총수일가, 채권 '돌려막기' 의혹으로 형사 고소당해··· 피해자들 "책임 밝혀달라"
  • 박성진 기자
  • 승인 2026.09.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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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중앙그룹 채권투자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의 이복현 변호사(전 금감원장). 박성진 기자
중앙그룹 채권투자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의 이복현 변호사(전 금감원장). 박성진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등 총수일가와 계열사·금융회사 관계자들을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중앙그룹 채권투자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9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개인투자자 319명 명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고소인은 홍석현 회장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대표 등 총수일가를 비롯해 중앙홀딩스·JTBC·중앙일보 등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신한투자증권·한양증권·키움증권·제이엔에스투자일임 관계자 등 모두 20명이다.

적용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와 증권신고서·투자설명서 및 사업보고서 거짓기재, 투자일임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이다. 변호인단이 거래내역 등을 토대로 확인한 피해액은 최소 325억 2000만원이다. 

변호인단은 이번 사태가 개별 계열사의 부실을 넘어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중앙그룹은 국내 계열사 55곳과 해외 계열사 24곳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 상장사는 콘텐트리중앙 한 곳이다. 그룹 정점의 중앙홀딩스는 홍정도 부회장 55.80%, 홍정인 대표 37.20%, 홍석현 회장 7.00% 등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변호인단이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한 것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계열사 간 자금 순환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변호인단은 일부 계열사가 이를 통해 장부상 자본을 늘린 뒤 조달한 자금을 다시 다른 계열사에 출자하거나 대여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중앙홀딩스와 다보중앙은 JTBC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200억원, 540억원어치 인수했다. 이에 따라 JTBC의 장부상 자본은 740억원 늘었다. 같은 해 JTBC는 스튜디오아예중앙에 300억원을 출자하고 피닉스스포츠에 350억원을 대여했다. 

JTBC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총 9건, 2260억원 규모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JTBC는 이를 자본으로 계상한 재무제표를 기초로 공모 무보증사채 4차례를 발행해 총 32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원금 2450억원이 현재 기한이익상실 상태다. 

계열사 관련 자산의 손실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쟁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계열 출자금 1조 68억원 가운데 6150억원은 손상 처리된 반면, 계열사 대여금과 증권 등 주요 채권 7405억원에는 대손충당금이 설정되지 않았다는 게 변호인단 분석이다. 

또한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중앙 지분에 1311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지만 같은 회사에 대한 약 2300억원 규모 채권에는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이 같은 회계처리로 장부상 자산과 자본이 유지됐고, 이를 토대로 외부 자금조달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단기자금의 차환도 지난 6월 한계에 부딪혔다. JTBC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특수목적법인들은 만기 3개월 안팎의 전자단기사채를 반복 발행해 기존 증권을 갚아왔지만, 지난 6월 12일 제일티비씨제이차와 미르제이차 발행분 합계 206억원이 차환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증권이 발행주관·업무수탁·자산관리를 맡았고 키움증권은 이 증권을 개인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했다. 제이엔에스투자일임은 JTBC 회사채를 고객 투자일임재산에 편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호인단은 이런 자금·회계 구조가 개별 계열사나 실무진 선에서 결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총수일가를 고소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 소속 이복현 변호사(전 금감원장)는 "중앙홀딩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간 자금이 오간 정황을 보면 실무진 선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회사들을 향해서도 "장기간 발행 업무를 맡아온 만큼 그룹의 재무상태와 상환 위험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고, 미필적 고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생계자금과 은퇴자금 등 인생이 걸린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 많다"며 "채권을 살 당시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고 싶다. 투자자가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투자하게 된 경위와 책임을 명백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단은 서울남부지검에 직접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수사지휘와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요청했다. 

중앙그룹의 재무 위기는 지난 6월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에 갚지 못하면서 본격화됐다. JTBC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절차를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중앙홀딩스·콘텐트리중앙·중앙피앤아이·메가박스중앙 등 계열사 4곳도 앞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박성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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