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일 코스피 현물 2.48조·선물 1.95조 순매도…삼전·하이닉스에서 3.19조 이탈
브렌트유 107.63달러·美 10년물 4.95%…PPI 5.4%, 금리인상 확률 70%
오라클 실적 후 시간외 7%↑·中 AI칩 가격 인상…HBM 공급부족 신호는 지속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11일 국내 증시는 간밤 미국 반도체주 하락과 국제유가 급등을 소화하는 가운데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외국인의 수급이 이어지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10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KRX 반도체지수 리밸런싱이 겹친 날이었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과 선물을 합쳐 4조원 넘게 순매도한 만큼 일회성 패시브 수급 요인이 사라진 11일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지가 최근 반도체주 수급을 판단할 첫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4.7%·엔비디아 -2.3%…美 반도체 다시 밀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지수는 0.58% 내린 7591.75, 나스닥종합지수는 0.65% 하락한 2만6081.7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60% 떨어진 5만2064.10으로 마감했다.
S&P500은 나흘 연속 하락해 이 기간 약 2%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반도체주는 지수보다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2.07% 하락한 1만1684.1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2.3%, 마이크론은 4.7% 하락했다. SOX의 하루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SOXL 역시 반도체주 하락과 함께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후반부터 이어졌던 마이크론과 메모리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날은 꺾인 셈이다.
외국인 하루 만에 현·선물 4.4조 매도…삼전·하이닉스 3.2조 팔았다
전날 국내 수급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컸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2포인트(0.25%) 내린 7033.92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898.45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종가 기준 7000선은 지켰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2조482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1조947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3801억원, 기관은 4334억원을 순매수했고 기타법인이 1조6670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등이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반도체 두 종목에서는 매도 규모가 더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7797억원, 삼성전자를 1조4062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약 3조1859억원을 팔았다.
반대로 기관은 삼성전자를 1조119억원, SK하이닉스를 5615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0.19% 하락한 26만9000원, SK하이닉스는 0.16% 내린 185만30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장중 2% 넘게 밀렸지만 후반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리밸런싱 끝났다…오늘 외국인 매도가 더 중요
다만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를 그대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판단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10일에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와 함께 KRX 반도체지수 정기변경이 진행됐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낮추기 위해 종가 부근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날 외국인 매도 가운데 일부에는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인 리밸런싱 물량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11일 외국인 수급이 오히려 중요하다.
리밸런싱이 끝난 뒤에도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매도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까지 동시에 판다면 수급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된다.
반대로 선물부터 매수로 돌아서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도가 크게 줄어든다면 전날 3조원대 매도의 상당 부분을 일회성 수급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의 리밸런싱 여부도 같은 기준에서 볼 필요가 있다. 거래소가 집계하는 '연기금 등'에는 국민연금 외 다른 연기금이 함께 포함되는 만큼 개별 일자의 기관 매매만으로 국민연금의 기계적인 비중조정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PPI 5.4%·유가 107달러…금리인상 확률 70%
반도체보다 더 직접적인 하방 변수는 다시 유가와 금리다.
미국 노동부가 10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시장 예상과 같은 수준이지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월 4.8%에서 5.4%로 높아졌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한 달 동안 4.2% 뛰었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반영했다.
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포인트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은 PPI 발표 이후 약 70%로 올라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4.9% 후반까지 상승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높은 금리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라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식 밸류에이션 모두에 부담을 준다고 설명했다.
브렌트 107.63달러…하루 만에 6.3% 급등
중동발 유가 상승도 더욱 가팔라졌다.
10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6.3% 오른 배럴당 107.6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7% 상승한 102.48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5월 이후 최고치다.
이란과 미국의 유조선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이란 후티 반군이 예멘 모카항을 장악하면서 호르무즈해협뿐 아니라 홍해 쪽 원유 운송에도 우려가 커졌다.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량은 전쟁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다. 걸프지역 전체 원유 수출도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은 수준에서 추가 상승하는지와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외국인 수급에 연결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3.1원 오른 1339.2원에 마감했다.
AI 투자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오라클 시간외 7%↑
반면 AI 인프라 투자에서는 새로운 긍정적인 재료도 확인됐다.
오라클은 이날 장 마감 후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증가한 19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수치다.
향후 계약된 매출을 보여주는 수주잔고는 664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전년보다 121% 늘어난 74억달러를 기록했다.
오라클 주가는 정규장에서 5.4% 하락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약 7%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AI 메모리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재료다.
中 AI칩도 HBM 부족…화웨이 칩 가격 최대 50% 인상
중국에서는 HBM 공급부족을 보여주는 새로운 신호가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차세대 어센드 950DT 가속기 가격을 기존 견적보다 20~50% 인상해 25만위안 이상으로 책정했다.
캠브리콘도 차세대 690 칩 가격을 20~30% 올렸으며 메타엑스 등 다른 중국 AI 반도체업체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AI 가속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족이 지목됐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내 AI칩 가격 상승을 곧바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판매 증가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HBM 수출 통제가 적용되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는 공급제약 자체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7000’보다 외국인 반도체 수급 먼저
11일 국내장에는 상반된 재료가 동시에 들어온다.
뉴욕시장에서는 나스닥 -0.65%, SOX -2.07%, 마이크론 -4.7%, 엔비디아 -2.3%로 반도체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107.63달러까지 올라왔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도 70% 수준까지 높아졌다.
반면 오라클의 AI 클라우드 매출은 급증했고 중국에서도 HBM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전날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 2.48조원과 선물 1.95조원을 동시에 매도했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만 3.19조원을 팔았다.
따라서 이날 장 초반에는 ①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이 매수로 돌아서는지, ②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도 규모가 전날보다 줄어드는지, ③ 원·달러 환율이 1340원선을 넘어서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날과 달리 이날은 동시만기와 KRX 반도체지수 리밸런싱이라는 대규모 기계적 수급 이벤트가 없다.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매 방향이 전날보다 시장 판단을 확인하기 쉬운 수급 지표가 되는 셈이다.
이후 국내장 마감 뒤인 이날 밤에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헤드라인 CPI가 전월 대비 0.4%, 근원 CPI가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유가 급등 이후 미국 물가와 연준의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판단이 다시 한 번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