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준 지 한 달 만에 바닥…5대 은행 가계대출, 늘린 총량마저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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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준 지 한 달 만에 바닥…5대 은행 가계대출, 늘린 총량마저 초과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09.2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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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출 뺀 잔액 652조2617억원…작년 말보다 7조2900억원 넘게 증가
8월 말 상향한 연간 목표 7조1100억원 이미 2000억원 가까이 초과
2곳은 목표치 큰 폭 넘어, 2곳도 한계선 근접…연말까지 속도조절 전망
집단대출 총량 제외·연말 비수기는 변수…실수요 공급엔 여지 남아
[사진=5대은행 로고]
[사진=5대은행 로고]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늘려준 효과가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 5대 은행이 추가로 확보한 2조8000억원 안팎의 대출 여력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면서, 연말까지 대출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52조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 대출을 뺀 은행 자체 취급분이다. 지난해 말 644조9700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7조2917억원이 불어났다. 5대 은행이 지난달 말 금융당국과 협의해 다시 정한 연간 증가 목표치(약 7조1100억원)를 이미 2000억원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앞서 5대 은행은 8·13 대책에 따른 총량 규제 완화 기조 속에 8월 말 연간 목표를 상향 조정했고, 이를 통해 약 2조7800억원의 대출 여력을 새로 확보했다.

그럼에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수정된 한도마저 넘어선 것이다. 은행별로도 2곳은 이미 연간 목표치를 큰 폭으로 초과했고, 다른 2곳은 목표치에 바짝 붙어 신규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겉으로 드러난 통계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정책대출을 포함한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7일 기준 781조5082억원으로, 8월 말(782조1192억원)보다 6110억원 감소했다. 전체 잔액이 전월 말보다 줄어든 것은 1364억원이 감소했던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는 대출 수요가 꺾인 결과라기보다 정책대출이 은행 장부에서 빠져나간 데 따른 착시에 가깝다. 은행이 취급한 보금자리론은 일정 규모가 쌓일 때마다 유동화 절차를 거쳐 한국주택금융공사 계정으로 넘어간다.

시중은행 쪽 설명을 종합하면 이 작업이 이달 들어 잇달아 진행되면서 장부상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대출을 걷어내면 은행 자체 가계대출은 여전히 늘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에서는 연말까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문턱이 낮아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국이 이미 한 차례 총량을 늘려준 이상 재차 확대해 줄 여지가 크지 않고, 은행들도 수정 목표를 연말까지 반드시 맞춰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런 사정을 들어 "은행별 대출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모집인 접수 제한이나 비대면 창구 축소, 우대금리 조정 등을 통해 증가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최근 1~2년 연말에 나타났던 '대출 절벽'이 올해도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금융당국이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은행별 총량 규제 대상에서 빼기로 한 데다, 연말로 갈수록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있어서다.

현재 목표를 넘어선 증가분에도 집단대출 일부가 섞여 있다. 관리 대상이 아닌 물량을 제외하면 실제 초과 폭이 줄어드는 만큼 실수요자 대출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대출 건전성 지표도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63%로 한 달 새 0.07%포인트 상승해 7월 기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와 기업 연체율이 함께 올랐으며, 특히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36%로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금감원은 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워크아웃 여파로 3조원이 넘는 신규 연체 채권이 발생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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