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사 감사 손남미, 수십억 주식 매집…퓨트로닉서 같은 시기 65억 대여금
퓨트로닉 “금품 요구 후 악의적 고발”…차명매집·배임 의혹엔 답변 안 해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스모트로닉(전 우수AMS)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한 적대적 인수합병(M&A)과 차명 주식매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고발장 접수를 통해 제기됐다. 고발인 측은 고진호 퓨트로닉 회장이 우수AMS와 사업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지배구조 관련 미공개정보를 경영권 확보에 이용했고, 이 과정에서 차명 주식매입과 퓨트로닉에 손해를 끼친 배임 등 불법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퓨트로닉 측은 본지의 관련 사실관계 확인과 반론 요청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업협력 논의 뒤 장내매집…고발인 “지배구조 약점 이용”
23일 본지가 확보한 퓨트로닉 외 2인에 대한 고발장에 따르면 김선우 당시 우수AMS 대표와 고진호 회장은 2024년 양사 간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표는 고 회장에게 우수AMS 기존 최대주주인 다담하모니제1호의 LP(출자자) 교체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담하모니제1호는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해당 PEF의 존속기간은 당초 2024년 5월까지였다가 2026년 5월까지 2년 연장된 상태였다. 고발장에 따르면 창업주 전종인 회장이 투자금 회수를 원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펀드 해산과 함께 최대주주 지위 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발인 측은 “고 회장 측이 LP 교체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지배구조상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한 뒤 정상적인 경영권 양수도 계약이 아닌 적대적 M&A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실제 주식 매입은 사업협력 논의 이후 시작됐다. 고발인 측에 따르면 2024년 8월부터 퓨트로닉뿐 아니라 손남미 씨 명의로도 스모트로닉 주식의 장내매수가 이어졌다. 당시 회사 측은 이 같은 매집 사실을 알지 못하다가 연말 주주명부를 통해 두 사람의 지분 보유 사실을 처음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함께 지분 매집한 손남미…“부산 자산가”라더니 특별관계자
문제는 퓨트로닉과 함께 지분을 사들인 손 씨가 단순한 개인투자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손 씨는 고 회장 측 복수 관계사에서 감사로 반복 등재된 인물로, 퓨트로닉은 최근 정정공시를 통해 손 씨를 특별관계자로 포함했다.[스모트로닉, 특관자 지분 ‘고의 누락’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고발①]
고발인 측에 따르면 스모트로닉은 2024년 말 주주명부에서 손 씨가 약 92만주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김 전 대표가 고 회장에게 손 씨와의 관계를 묻자 고 회장은 손 씨를 ‘부산 지역 자산가 모임의 우호 투자자’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주장이다.
고발인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손남미라는 사람이 90만주 넘게 샀는데 혹시 아느냐’고 물었더니 고 회장이 ‘부산의 자산가 모임에 있는 우호 투자자’라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며 “실제 특별관계자였던 손 씨를 별개의 개인투자자처럼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씨가 뒤늦게 특별관계자로 포함되면서 의혹은 단순한 공시 누락을 넘어 주식 매입자금의 출처로도 이어지고 있다.
손 씨 매집 시기 퓨트로닉서 65억 대여…재매입 뒤 상환
고발인 측은 손 씨의 지분 매입이 독립적인 거래가 아닌 고진호 회장의 차명매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퓨트로닉의 자금 흐름이다.
2024년 퓨트로닉에서는 약 65억원 규모의 임원·특수관계인 대여금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손 씨도 개인 명의로 수십억원 상당의 스모트로닉 주식을 매집했다. 고발인 측은 “이 65억원이 고 회장 측을 거쳐 손 씨의 주식 매입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퓨트로닉은 2025년 7월4일 손 씨가 보유했던 스모트로닉 주식 176만5554주를 주당 3550원에 다시 인수했다. 고발인 측은 손 씨의 장내 평균 취득단가를 감안하면 이 과정에서 약 10억원의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발인 측은 “퓨트로닉 자금이 손 씨의 주식매입에 사용됐다면 회사자금으로 취득한 주식을 다시 퓨트로닉이 높은 가격에 사들이면서 특정인에게 이익을 제공한 셈”이라며 업무상 배임 가능성을 주장했다.
특히 2024년 퓨트로닉에서 대여금 형태로 빠져나간 65억원은 손 씨 지분 재매입 이후 이듬해 감사보고서에서 같은 규모로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발인 측은 대여금 발생→손 씨 지분 매집→퓨트로닉의 지분 재매입→대여금 상환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자금 흐름을 차명매집 의혹의 주요 정황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차명매집과 업무상 배임 의혹은 고발인 측이 제시한 정황과 주장에 근거한 것으로, 현재까지 직접적인 자금 연결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고발장 및 별첨 자료에는 퓨트로닉 또는 고 회장 측에서 손 씨에게 자금이 전달됐음을 보여주는 계좌내역 등 직접적인 증빙은 포함돼 있지 않다.
퓨트로닉 “허위사실 기반 고발”…구체적 의혹엔 답변 유보
퓨트로닉 측은 고발인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토대로 악의적인 제보와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앞선 취재에서 “고발인이 고발 전부터 퓨트로닉 측에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했고,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허위사실을 토대로 고발과 언론 제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발인 측은 회사 측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고발인 측 관계자는 “금품을 요구하거나 협박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고 황당하다”며 “고 회장이나 관련자 누구와도 통화하거나 소통한 사실 자체가 없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퓨트로닉 측은 적대적 M&A를 위해 손 씨의 지분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특별관계인 해당 여부를 알지 못했고, 잘못을 확인한 뒤 정정공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퓨트로닉 측에 수차례 사실관계 확인과 반론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65억원 대여금의 사용처와 손 씨의 주식 매입자금 출처, 차명매입 및 업무상 배임 의혹 등에 대한 입장을 별도로 요청했다. 그러나 퓨트로닉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반론을 밝히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앞선 보도와 관련)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법무법인과 얘기하고 있다”며 “답변드릴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발인 측 일방적 주장이 아닌 회사 입장을 듣기 위한 취재라고 재차 설명했지만, 회사 측은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될 것 같다”며 “연락 주시지 말라”고 통화를 종료했다.
박준형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