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 영세농가 비용 절감・수익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이른 새벽 디젤 트랙터를 몰아 본 농부라면 누구나 아는 고충이 있다. 엔진 시동을 걸자마자 울려퍼지는 요란한 엔진 소음과 함께 맑은 아침 공기 속으로 뿜어져 나오는 진하고 매캐한 배기가스가 바로 그것. 대기오염은 물론 트랙터를 운전하는 농부의 건강에도 해롭다.
여기에 최근 지솟은 디젤 가격은 농가의 또 다른 시름거리다.
배기가스와 연료비 부담을 한꺼번에 덜어 줄 소형 전기 구동식 트랙터가 북미 농기계 시장에 새로 출시됐다.
미국 ‚고썬(GoSun)‘이 8월 20일 공개한 ‚문라이더 27(Moonrider 27)‘은 트랙터 지붕에 옵션으로 태양광 집전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100% 배터리 전기 트랙터(e-tractor)다. 한 번 완전 충전으로 약 5시간 가동되고, 해가 맑은 날 트랙터 차체 천정과 전후부에 태양광 집전 패널을 부착하면 태양광을 수집해 즉석 발전시켜 재충전 없이도 약 1.5 반 분량의 전력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말한다.
문라이더 27 농경용 전기 트랙터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본사를 둔 태양광 가전 기업 고썬(GoSun)과 인도의 소규모 신생 농경 트랙터 제조기업 문라이더(Moonrider)가 공동 개발한 합작품이다.
고썬은 2016년 설립돼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기발한 아이디어 생활용품 — 예컨대, 음식 조리기, 휴대용 냉장고, 이동식 정수기 등 —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문라이더는 2023년 8월 인도 벵갈룰루(옛 명칭: 방갈로르, 인도의 실리콘밸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테크산업 및 스타트업 문화로 유명한 인도 최대 IT 도시)에서 아눕 스라칸다스와미(Anoop Srikantaswamy)와 라비 쿨카르니(Ravi Kulkarni)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문라이더는 전기 구동 트랙터를 제조할 수 있는 현재 인도 전체에서 몇 안되는 e-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2025년 인도 딥테크 분야 벤처캐피털인 파이 벤처스(pi Ventures)로부터 시리즈 A 라운드 에서 미화 600만 달러(우리 돈 약 80억 원)을 유치했다. 소규모 영세농이 대다수인 인도 농업 구조를 고려해, 태양광 전기 트랙터가 토양 지속가능성을 지키는 동시에 극도로 작은 운영 수익과 생계 불안정 부담으로 지탱해야 하는 중소 농가와 소작농의 작업 효율과 수익 증대를 높이는 해법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문라이더 27 전기 트랙터는 기본 외양은 움직이는 태양광 집전판과 배터리를 탑재한 농기계다. 모델명이 시사하듯 27마력 4륜구동 모델로, 기어박스는 전진 9단, 후진 3단 속도 변속기를 탑재했다. 차체 길이는 약 270cm, 무게는 약 1,1톤(1,095kg)이며, 회전반경은 약 1.4m라 좁은 소규모 농지에서도 운용이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배터리는 24kWh 리튬인산철(LFP) 팩을 채택했다. LFP는 최근 전기차(EV)와 가정용 에너지저장 시스템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류로 ,수명이 길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내열성이 우수하다. 일반 가정용 220V 교류 전원 콘센트에 충전 단자를 꼿아 충전하며, 충전 속도는 2.5시간 내에 전지 충전 상태 0%에서 80%에 이른다. 강도 높은 경작 업무를 할 경우 배터리 소모가 빠르지만, 작업 부하가 낮은 업무 만을 할 경우 짧게는 수 일에서 길게는 한 두 달까지 재충전 없이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배터리 효율성이 우수하다고 고썬 측은 주장이다.
전기 트랙터답게 EV 차종에 기본적으로 장착되는 디지털 제어 기능도 지원한다. 농부는 모바일 앱과 트랙터에 설치된 GPS 앱을 연동시켜 가상 토지 경계선(geofence) 표시 및 경고 시스템을 이용해 이웃해있는 타 농가 경작지로 침해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문라이더 27은 대규모 산업형 곡물 농장보다는 약 2~220 헥타르 면적의 소규모 농지, 포도밭, 자영 소규모 농가와 사유지 관리용으로 적합하다.
외양 적으로 가장 부각되는 부품은 운전석 위에 얹는 지붕 처마형 태양광 집전판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탈착이 가능한 옵션으로, 1,100W 용량의 전력 발전이 가능하다. 단, 아무리 태양이 강한 맑은 날에도 배터리가 빈 상태에서 즉석 태양광 수집・발전으로 트랙터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업 전에 100% 가까운 완충이 권장된다.
문라이더 전기 트랙터의 또 다른 장점은 싼 연료비다.
현재 문라이더의 권장 판매가(220V 충전기 포함)는 1만 9,995달러(약 2,700만 원)로 책정돼있다. 비슷한 급의 기성 디젤 트랙터와 직접 경쟁하는데 손색없는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참고로, 현재 북미 시장에서 소형 신차 디젤 농경 트랙터 가격이 1만 5,000~4만 5,000달러(약 2,000~6,000만 원)대다.
고썬이 자체 추산한 계산에 따르면, 5년 사용 기준 디젤 트랙터는 연료 비용 누적 1만 5,500달러인 반면 문라이더는 500달러 대로 현저하게 저렴하다. 실제 절감액은 사용 환경, 연료비, 전기요금 등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략 전기 충전 비용은 디젤 연료 구입비 대비 80%가량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자료: 업체 웹사이트).
EV와 마찬가지로 전기 트랙터는 소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작업 중 주변 사람들과 대화도 가능하며, 농장 가축에게도 소음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다. 구조적 측면에서 내연기관 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고장 수리 비용 및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덜 든다는 장점도 있다.
문라이더 27은 고썬 웹사이트에서 환불 가능한 50달러 예약금 지불 후 사전 구매 예약할 수 있으며, 2027년 초부터 출고 배달이 시작될 예정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