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 AI 붐과 중동전쟁의 교차점…K자형 양극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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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한국, AI 붐과 중동전쟁의 교차점…K자형 양극화 뚜렷"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10.14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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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방콕 연차총회 계기 CNN '글로벌 퍼스펙티브스' 패널 토론 참석
"경기는 AI 투자가 전쟁 충격 압도…물가엔 두 요인 모두 상승 압력"
"인플레이션, 저소득층에 가장 가혹…통화정책 제대로 쓰는 게 절대 중요"
외환위기 교훈 "레버리지 과열, 걷잡을 수 없기 전에 제어"…FVI 장기평균 46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중동 전쟁이라는 상반된 두 흐름이 맞물리는 지점에 서 있다는 진단이 한국은행 수장 입에서 나왔다. 경기 측면에서는 AI 효과가 전쟁 충격을 넉넉히 상쇄하고 있지만, 물가만 놓고 보면 두 요인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해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그 과정에서 깊어지는 ‘K자형' 양극화를 경계하며 물가 안정 원칙을 거듭 못 박았다.

1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 총재는 이날(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연차총회와 연계해 열린 CNN '글로벌 퍼스펙티브스(Global Perspectives)'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신 총재가 IMF·WBG 연차총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토론은 CNN 앵커 리처드 퀘스트가 진행했다.

신 총재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을 두 갈래로 정리했다. 그는 "한국은 지금 가장 중요한 두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며 AI와 대규모 투자 붐, 그리고 이와 정반대로 작용하는 중동 전쟁을 꼽았다. 이어 "실물 경제활동 면에서는 AI 경제의 긍정적 효과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고 있다"면서도 "물가 측면에서는 두 요인이 모두 물가를 밀어 올리는 쪽으로 작용한다"고 짚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데도 경기 하방 위험이 있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대규모 AI 투자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신 총재는 "전망 기관들은 2030년까지 내다보며 앞으로 3~4년간 1조 달러가 넘는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투자가 글로벌 교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실제로 한국은 K자형 경제 양상이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을 물가 안정에서 찾았다.

신 총재는 "중앙은행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소득이 가장 낮은 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이라며 "이것이 물가를 낮춰야 하는 이유이자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금융안정 문제에서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의 기억을 꺼냈다. 신 총재는 한국과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겪은 당시 경험이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며 "그 경험이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바라보는 정책 접근 방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레버리지, 즉 차입을 통한 투자와 지나친 위험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위험이 쌓인 뒤 뒤늦게 대응하는 것은 거품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현재 한국의 금융 여건에 대해서는 한은이 산출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를 근거로 들었다. 신 총재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분기를 100으로 놓은 이 지수가 지금은 장기 평균인 46 안팎"이라며 "금융안정 확보는 한은의 핵심 책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지표를 상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미 긴축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3.1%, 6월 3.2%, 7월 2.8%, 8월 3.1%, 9월 2.9%로 목표치(2%)를 계속 웃돌고 있고, 한은은 7월과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3.00%로 끌어올렸다.

신 총재는 이날도 물가안정 목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거론하며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고 재확인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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