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빼빼로 상품 매출 두 자릿수 성장…캐릭터 협업·한정판 앞세워 소비자 공략
식품·외식업계, 시즌 한정 메뉴와 연말 모임 수요 겨냥…마케팅 경쟁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국내 유통업계에서 자취를 감춘 핼러윈 마케팅의 빈자리를 연말 시즌 행사가 채우고 있다. 10월 말 핼러윈을 기점으로 이어지던 소비 마케팅이 빼빼로데이와 크리스마스, 연말 모임 등으로 옮겨가면서 식품·외식업계도 시즌 수요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은 오는 31일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관련 행사를 자제하는 대신 11월 빼빼로데이와 대규모 할인행사,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159명이 사망한 이후 유통업계 전반에 핼러윈 관련 판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러한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과거 핼러윈은 편의점과 대형마트, 카페, 호텔 등에서 가을철 매출을 끌어올리는 주요 마케팅 소재였다. 사탕과 초콜릿 등 간식류는 물론 캐릭터 상품, 한정판 음료와 디저트, 매장 장식 등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했다. 실제 이마트의 핼러윈 상품 매출은 지난 2018~2021년 매년 증가했으며, CU의 지난 2021년 핼러윈 기획 상품 매출도 전년 대비 33.5% 늘었다. 그러나 참사 이후 관련 행사를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면서 업계의 가을철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핼러윈 이후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소비 시점은 11월 11일 빼빼로데이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단순한 과자 판매를 넘어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협업과 한정판 굿즈를 결합해 선물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빼빼로데이가 평일이었던 지난 2024년과 2025년 관련 상품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39.2%, 30.5% 증가했다. CU도 지난해 11월 1~11일 빼빼로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4% 늘었으며, 캐릭터·브랜드 협업 상품 매출은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수치는 각 업체의 특정 행사 상품 매출로, 유통업계 전체의 성장률이나 핼러윈 마케팅 축소에 따른 직접적 효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올해도 업체별 차별화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GS25는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 상품과 한정판 굿즈를 준비하고 있으며, CU는 포켓몬과 다마고치 등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롯데웰푸드 역시 스트레이 키즈와 산리오캐릭터즈 등 인기 IP를 활용한 빼빼로 시즌 패키지 10종을 선보였다. 기념일 자체의 인지도에 기대기보다 상품의 소장 가치와 선물용 매력을 높여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쇼핑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강남점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운영할 예정이며,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월 10일 더현대 서울에서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점포별 크리스마스 연출과 잠실 크리스마스 마켓 등을 순차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역시 와우멤버스데이와 쓱데이, 그랜드십일절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11월 소비 수요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외식업계도 연말 시즌을 새로운 매출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식품업계는 선물용 과자와 디저트, 시즌 한정 제품을 통해 기념일 수요를 공략하고, 카페와 베이커리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겨울 음료 등 계절성을 살린 메뉴를 선보이는 방식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는 연말 모임과 가족 단위 외식, 송년회 수요를 겨냥한 메뉴 구성과 예약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유치할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곧바로 매출 증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격과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만큼, 한정판이나 화려한 매장 연출만으로는 구매를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 할인 혜택과 상품 경쟁력, 접근성, 예약 편의성 등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을 활용한 판촉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11월부터 본격화하는 할인행사와 빼빼로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소비 수요를 확보하는 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