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수입산 사료 공세에 '좌절'...국산사료 '멸종'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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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수입산 사료 공세에 '좌절'...국산사료 '멸종' 가능성도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04.16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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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팸족 1000만' 시대, 해외 펫푸드 브랜드 점유율 70% 육박
지속적 적자 감당 못한 식품기업 펫푸드 시장에서 연이어 철수
하림펫푸드 '더 리얼'
하림펫푸드 '더 리얼' 이미지.

'펫팸족 1000만' 시대가 도래했지만,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입지는 위태위태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산 반려동물 사료가 멸종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올 정도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많은 국내 식품기업들은 해외 식품기업들과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초 식품기업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반려동물 식품 시장은 도리어 기업들에게 큰 적자를 안기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적자를 감당하기 힘든 식품기업들은 하나둘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펫푸드 브랜드 'CJ 오 프레시'와 'CJ 오 네이처' 제품 생산을 2019년 하반기부터 중단하고 최근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이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 뛰어든 지 8년여 만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사료사업에서 매출 약 2조원을 거뒀는데 펫푸드 관련 매출 비중은 0.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빙그레도 지난 2018년 펫푸드 브랜드 '에버그로'를 론칭했지만 론칭 1년 반 만인 지난 2019년 12월 철수를 결정했다.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하림 또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림펫푸드의 2019년 영업손실은 73억원으로 2018년 74억 3700만원에서 크게 줄이지 못했다.

국내 펫푸드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경쟁에서 밀린다면 반려동물 식품 부문 무역적자 또한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9년 관세청이 발표한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 수출입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2억2400만달러에 해당하는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수입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식품의 '수입산 선호' 추세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입산 반려동물 식품의 강세 요인으로는 '다양한 선택지'가 가장 먼저 꼽힌다. 

국산 신생 브랜드의 경우 아직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은 반면, 해외 브랜드들은 개와 고양이의 품종별, 연령별로 세분화된 사료 제품들을 출시해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 있다.

더불어 펫푸드 시장에서는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점도 국내 식품기업들이 시장진출에 난관을 겪는 요인으로 제기된다.

반려동물의 특성상 사료를 자주 바꾸면 탈이 날 가능성이 높고 특정 사료에 높은 기호성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먹이던 수입산 사료에서 국산 사료로 선택지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좋은 기술력과 품질 만으로는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업계에서는 입을 모아 국내 식품기업들이 펫푸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펫푸드 시장은 앞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단기적 적자를 감수하고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해외 펫푸드 브랜드보다 앞선다면 향후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펫푸드 브랜드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식품기업들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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