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동통신(주)는 특혜적 인수냐, 아니면 정당한 인수냐 : 특혜성 모순된 정책과 SK그룹의 전략적 선택이 맞물려 이루어진 결과물.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에서 SK그룹의 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재판부는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성공적인 경영에는 집안의 인척 관계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결문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유영상사장은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방식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고, SK텔레콤의 노력과 성과가 폄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그 보도를 접한 KT 전현직 임직원들은 30년 전 그때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KT의 슬픈 운명을 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1987년 정부의 민영화 계획에 따라 KT가 단계적으로 민영화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국이동통신(주)가 민영화 정책에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KT는 1994년 한국이동통신(주)을 SK그룹에 넘겨주고, 1996년 개인휴대전화(PCS) 사업으로 이동통신사업에 재진입하게 되었다. KT가 완전 민영화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는 현대그룹이 최대주주되는 슬픈 KT운명은 계속되고 있다.
KT는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주) 매각 후 자회사(KTF)설립후 재진입
한국이동통신(주)는 1984년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의 자회사로 설립되어 1994년 SK그룹으로 넘어가기 전 KT는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10년간 이동통신기술 개발 및 투자를 하고 육성해 왔으며 1994년기준 약 1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이동통신사업자 였다.
하지만 KT는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따라 한국이동통신(주)를 SK그룹에 매각해야만 했다. SK그룹은 1992년 제2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했지만,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의 사돈관계로 인한 특혜 논란으로 사업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 이후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 공교롭게도 KT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주)의 민영화가 동시에 추진되었다. SK그룹은 1994년 1월 한국이동통신㈜ 주식매각 공개입찰에 참여하여 KT가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주식 지분 23%를 인수하여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게 되었다.
한편 KT의 민영화는 이미 1987년부터 계획되어 1993년부터 단계적으로 국내에서 지분매각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에서 KT의 미래유망 자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현 SKT)의 지분 매각이 KT노조, 임직원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되었다.
김영삼 정부의 민영화 정책으로 KT가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주)의 지분을 SK그룹에 매각하도록 했지만 그 후 2년 지나 1996년 김영삼 정부의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에서 KT가 다시 자회사를 신규 설립해 이동통신사업을 하게함으로써 정책적 모순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전후 맥락과 정책적 모순이 정경유착에 의한 정책적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국이동통신(주)의 특혜적 인수냐 아니면 정당한 인수냐...여전히 논란중
KT의 자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는 SK그룹이 재계 순위 2위로 올라서는데 결정적인 발판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SK그룹의 한국이동통산 인수는 아직도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적 인수와 정당한 인수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당시에도 정권과의 유착으로 특혜성 인수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지난달 30일 최태원회장 이혼 소송 판결 시에도 재판부도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SK그룹은 제2이동통신사업권을 포기하고 한국이동통신㈜의 주식을 고가에 인수했기 때문에 특혜가 없었고 정당한 인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신규이동통신사업자 선정 당시에도 압도적 1위로 선정되었으나 포기하였으며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당시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인수한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통신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통신산업은 초기 선점 및 네트워크 효과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산업으로,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약 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1위 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는 것이 신규이동통신 사업권을 확보해서 참여하는 것보다 사업투자나 리스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KT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주)을 공개입찰로 인수했다고 하지만 삼성 등 통신장비를 제조하는 대기업은 지분소유 제한으로 참여가 제한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경쟁자가 없는 SK그룹 단독입찰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하여 당시 한국이동통신주식의 매각을 주관했던 KT관계자들에 따르면 입찰예정 가격과 낙찰가격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또한 이동통신사업 진출 이후에도 CDMA기술 상용화 등 SK그룹의 투자와 경영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성공시켰다고 주장은 인정되긴 하지만 1994년 전까지 10년간 KT가 이동통신산업의 기술개발투자 및 전략적 육성을 해 온 점, 더불어 정부가 국가의 명운을 걸고 CDMA육성정책을 펼쳐왔다는 점 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은 특혜성 모순된 정책과 SK그룹의 전략적 선택이 맞물려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향후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추진할 경우에는 경제적 타당성과 공공성, 공정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특혜논란 없이 국민의 편익 증진과 국내산업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영도 상명대 교수/ESG전문가 bizstar20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