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개최 중인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2030년대까지 탈석탄 선언'에 서명한 것에 대해 국내 주요 환경단체의 공식 지지 입장이 나왔다.
국내 탈석탄 네트워크인 '석탄을 넘어서'의 사무국을 맡고 있는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 변호사)은 석탄발전에 대해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기한을 설정한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조심스럽게 지지 입장을 내놨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8일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가장 큰 걸림돌인 석탄발전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인 기한을 설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신규 석탄발전 사업 중단을 시작으로 석탄 조기 퇴출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도 "2030년대까지라는 구체적 시한이 나온 만큼, 세부 실천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에 맞는 후속 절차와 관련 정책을 구비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말뿐이고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이 없는 상태"라면서 정부의 실천 의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에너지의 날'로 정한 지난 4일(현지 시간) 진행된 ‘글로벌 탈석탄 전환 선언’에 한국을 대표한 문승욱 장관은 45개국과 함께 서명했다. 선진국은 2030년대, 개도국은 2040년대에 석탄발전을 퇴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이 선언에 따라 한국은 2030년대에 석탄발전을 종결한다는 목표를 국제사회에 약속한 셈이다.
다만 여전히 신규석탄발전소 건설이 진행되고 있어서 시급한 해결과제로 보인다. 건설이 진행 중인 강원 삼척(삼척화력)·강릉(강릉안인화력)과 최근 가동을 시작한 경남 고성(고성하이화력), 충남 서천(신서천화력) 등 총 7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같은 신규석탄발전소를 중단하기 위해 양이원영 국회의원이 발의한 에너지전환지원법은 아직 입법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베트남·인도네시아, 탈석탄 동참 선언 … 국내기업, 석탄화력발전 좌초자산 위험 커져
이날 선언에는 우리나라와 함께 전체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2040년대(2050년 이전)에 석탄발전을 중단하겠다고 합의해 당사국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달 31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고, 무리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부장관은 지난 2일 “인도네시아에 충분한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탈석탄 시점을 2040년으로 앞당길 수도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나란히 탈석탄 선언에 동참하면서 이들 국가에 투자한 국내기업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좌초자산위험으로 인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찌레본 2호기(중부발전, 현대건설), 자바 9, 10호기(한국전력공사, 두산중공업) 사업이 진행 중이며, 베트남에서는 응이손 2호기(한전, 두산중공업), 붕앙 2호기(한전,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꽝짝 1호기(현대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베트남 붕앙 2호기 사업과 꽝짝 1호기 사업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석탄발전의 좌초자산 위험에 대해 사업초기부터 경고해왔던 기후솔루션은 이에 대해 아직 본격화 되지 않은 사업은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석탄 퇴출에 따른 사업 위험은 사업 추진 초기부터 지적됐던 문제”라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탈석탄 선언은 사업의 전제가 달라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바 9,10호기 사업과, 베트남 붕앙 2호기 등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사업들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2040년대에 석탄발전을 퇴출할 경우 애초 계획에 따른 설계수명을 채울 수 없어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KDB한국산업은행 등 공적 금융기관이 이들 4개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지원한 공적금융은 모두 4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환경단체 그린아이디의 응위 띠 칸 대표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베트남이 약속한 2050년 탄소중립과 2040년대 탈석탄을 달성하기 위해선 현재 베트남 전력 비중의 50%를 차지하는 석탄발전을 급히 줄여나가야한다”며 “신규 석탄화력 발전의 조기 폐쇄는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