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이 매년 늘어나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이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창출 등에 활용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올해 7월말 기준으로 144만8182건, 금액으로는 8293억원에 달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휴면보험금 등 '숨은보험금' 찾아주기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다양한 사유로 미지급 보험금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보험업계는 숨은보험금 우편안내 및 '내보험찾아줌' 간편청구 서비스 확대 등 관련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하루 빨리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면보험금은 보험계약 만기 등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됐지만 계약자 등이 찾아가지 않아 보험회사 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보관하고 있는 보험금을 말한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업권별 휴면보험금은 생명보험이 6054억원으로 전체 73.0%를 차지했고 손해보험은 2239억원이었다.

업체별로는 생명보험 회사중에는 삼성생명이 155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생명(794억원), NH농협(6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가 289억원, 한화손해보험 285억원, 현대해상 284억원 등이었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휴면보험금 8293억원 가운데 권리자들이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이 71.2%인 5903억원에 달했다. 특히 권리자가 보유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지급 가능한 데도 받지 못한 휴면보험금이 5889억원(71.0%)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동명의 계좌 및 임원단체명의 계좌여서 지급이 가능한 데도 잊혀진 휴면보험금이 각각 9억원(0.1%), 5억원(0.06%)을 차지했다.

나머지 29.2%의 휴면보험금은 지급이 불가능한 경우로 '압류계좌' 2014억원(24.3%), '지급 정지 계좌' 333억원(4.0%), '소송 중 보험금 미확정 건 등' 78억원(0.9%)이었다. 

국내 보험사 보유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2017년말 4945억원(101만9245건), 2018년말 4827억원(97만2046건), 2019년 말 5937억원(128만5403건), 2020년 말 6497억원(136만5277건), 2021년 말 7279억원(141만5116건), 2022년 7월 말 8293억원(144만8182건)으로 늘어났다.

이에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에 대해 권리자에게 돌려주려는 노력 부족과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 등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이를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고  이자 발생시 고객에게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말까지 소비자가 찾아가지 않은 숨은 보험금이 약 12조3431억원에 달했다. '숨은 보험금'이란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해 지급금액이 확정됐으나 청구·지급되지 않은 보험금이다. 여기에는 중도보험금, 만기보험금, 휴면보험금 등이 해당된다.